'화요'와 '일품진로'로 대표되던 '증류식 소주'시장에 롯데주류(대표 이재혁)와 국순당(대표 배중호)이 뛰어들면서 판도가 변하고 있다.
증류소주는 대량 생산이 가능한 희석식 소주와 달리 증류식 소주는 쌀이나 옥수수, 고구마 등을 쪄서 발효시킨 것으로 일반 소주에 비해 도수도 높고 가격대도 높지만 숙취가 적다는 장점이있다.
또, 고가 제품이라는 인식 때문에 호텔이나 한정식집, 일식집 등에서 한정적으로 판매됐지만 현재는 선술집과 주점 등의 업소까지 확대되고 있다.
국내 증류식 소주시장은 지난 2005년 출시한 광주요(대표 조태권)의 화요와 하이트진로(대표 김인규)가 2006년 선보인 '일품진로'가 시장을 양분해왔다. 하지만 아들 업체도 시장에 자리잡기까지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도자기 제조업체 광주요는 업계 1위 업체로 지하 150m 암반수와 이천 쌀을 33~45도 저온에서 증류해 만들었으며 지난해 전체 매출 105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1월 출시된 '화요 53'의 판매량은 출시 1년 만에 3500병, 매출 3억원을 넘어섰다.
하이트진로의 '일품진로'도 지난 9월 기준 전년 동기간 대비 판매량이 114% 증가하며 누적 판매량 기준 200만병을 돌파했다. '일품진로'는 양조 전문가들이 순쌀 증류원액을 참나무 목통에서 10년 이상 숙성시킨 향이 특징인데 3년 전 기존의 알코올 도수 23도에서 25도로 높였다.
국순당이 지난 8월 선보인 고구마 증류주 '려'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있다. 국순당과 경기 여주시 고구마 농가가 공동출자해 설립한 '국순당 여주명가'가 개발했으며, 고구마 향을 최대한 살린 것이 특징으로 알코올 도수 40%와 25%로 구성됐다.
롯데주류도 증류식 소주의 대중화를 위해 개발한 합리적인 가격의 증류식 소주 ‘대장부’를 본격 판매하며 시장개척에 나섰다.
'대장부' 21도는 100% 우리쌀 외피를 깎아 내 순수한 속살만을 원료로 해 15도 이하의 저온에서 발효와 숙성을 거쳐 깊은 향과 부드러운 목넘김을 구현한 증류식 소주다.
알코올 도수는 21도에 출고가는 1600원으로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때문에 다소 부담스러웠던 증류식 소주의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롯데주류의 야심작이다.
대장부는 100% 우리쌀을 원료로 사용한 만큼, 쌀 소비 감소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의 시름을 덜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과일주와 탄산주에 이어 증류식 소주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면서 "도수는 높치만 숙취가 적은 장점을 내세운 후발업체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국내 증류식 소주시장은 지난해 기준 연 70억원가량으로 추산되며 올해는 100억원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