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요즘 어떻습니까 ···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

“농업을 생명산업으로 발전시켜야”
“WTO 저항운동으로 식량위기 해법 찾자”


“국회의원으로서의 본업을 제대로 못 하고 있습니다.”

농민 출신의 농업 운동가에서 국회의원으로 신분이 바뀐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요즘 어떻습니까”라는 질문에 그렇게 답했다.

수시로 발생하는 현안과제들 때문에 각종 주요 정책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를 할 시간이 없다는 뜻이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밤늦게까지 일을 해도 시간이 모자라서 사생활은 아예 없어졌다고 한다.

국회의원으로서 무엇을 남기고 싶으냐는 질문에 강 의원은 “정치인에 대한 불신을 타파하겠다”고 말했다. 혐오의 대상으로 꼽혔던 정치인의 이미지를 신뢰와 사랑으로 바꿔놓겠다는 것이다.

강 의원은 특히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의원으로서 “농업이 생명산업으로 국민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강 의원은 “연간 의료비 지출의 60~70%는 먹거리로부터 발생하는 비용”이라면서 “식품안전과 농업문제를 이제 더 이상 농민만의 문제가 아닌 국민 모두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업과 식량문제, 나아가 식품안전 문제 등을 따로 분리해서 생각할 것이 아니라 같은 맥락에서 보아야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이것이 강 의원이 갖고 있는 식품안전과 농업문제에 대한 지론이었다.

강 의원은 따라서 농산물의 생산과 유통 및 가공, 안전관리를 포함해서 농산물을 원료로 한 식품문제는‘생산에서 식탁까지’ 행정체계를 농림부로 일원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산부서가 식품안전관리까지 맡는 것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보는 견해도 있지만 지금처럼 이원화된 체제에서는 효과적인 대응이 힘들다는 점에서 일원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또 일원화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은 국무조정실 등에서 견제와 조정기능을 발휘하면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식량위기의 심각성에 대한 대목에 가서는 강 의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식량은 2000년도까지는 잉여시대였지만 2001년에 접으들면서 WTO에 의한 자본화 정착과 환경파괴, 기상이변 등 식량농업기반이 파괴되면서 식량의 절대부족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분배 문제에서 이미 양(量)의 문제로 넘어갔기 때문에 식량의 무기화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설명이다.

식량이 무기화된 원인에 대해 강 의원은 “세계 최대 농업 생산국인 미국이 우루과이 라운드에서 농업을 무역에 편입시킴으로써 ‘식량의 상품화’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WTO 체제에서의 자본의 양극화가 인류 공동의 선(善)인 평등과 평화의 대적관계가 되면서 심각성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따라서 세계적으로는 WTO에 대한 저항운동을 확산시켜나가는 것이 식량위기 극복의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국내적으로는 위정자들이 식량문제에 대한 분명한 철학과 가치관을 갖고 식량의 자급목표를 설정하는 한편 농민의 삶을 향상시키는 등의 간접적인 가격지지 정책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기갑 의원은 “정치인으로서 위기의 우리 농업을 살려내기에는 시간적으로 너무 늦었다는 느낌이 든다”면서도 “외모나 출신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주목받는 인물’이라는 점을 ‘무기’로 활용해서 최선을 다해 후회 없는 의정활동을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특이한 외모로 눈요기의 대상으로 주목받는 인물이 아니라 우리 농업과 농민을 살리는 선구자적인 인물로 주목받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김병조 편집국장/bjkim@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