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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청 공보실은 무용지물?

이승현 기자
지난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제3회 식품안전의날’ 행사 준비로 분주했다. 식약청이 여는 연중행사 중 가장 큰 행사이기 때문이다. 특히 주무 부서인 식품안전과 직원들은 연일 야근과 격무로 인해 녹초가 돼 있었다.

행사를 취재하던 중 기자는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식약청장이 행사 기념식 때 낭독할 기념사를 공보실에서 쓰지 않고 식품안전과에서 쓰고 있는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이런 일은 정부기관의 경우 공보실에서, 기업의 경우 홍보실에서 담당하고 있다.

동시에 기자의 머리에 떠오른 기억은 올 2월 본지가 2주년을 맞이해 요청한 식약청장의 축사 역시도 공보실이 아닌 타과 직원에 의해 작성됐다는 것이었다. 취재 결과 다른 경우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확인했다.

게다가 공보실은 큰 행사를 준비하면서 식약청에 출입하는 전문지 기자들
에게는 초청장도 발송하지 않다가 행사 이틀 전인 12일에서야 부랴부랴 우편으로 발송하고 초청장을 스캔해 메일로 보내는 해프닝을 벌였다.

뒤늦게 발송된 초청장에는 “출입기자님께서는 참석여부와 차량번호를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란 말과 함께 “5.11일까지 알려주셔야 좌석배치 및 주차편의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란 말이 적혀있었다.

언론사들이 받는 모든 보도자료는 공보실을 통해 배포되고 있다. 공보실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한다는 것은 자료의 내용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뜻이다.

일반 기업의 경우에도 보도자료에 대해 추가적인 문의가 있을 때는 보도자료를 배포한 홍보실에 연락을 해 문의한다. 간혹 홍보담당자가 구체적인 내용을 모를 경우 관련 담당자와 연결을 시켜주기도 한다.

그런데 기자는 식약청에서 배포된 보도자료에 대해 공보실에 추가적인 문의를 한 적이 없다. 경험상 공보실을 통해 추가적인 정보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기자가 감히 식약청 공보실의 무용론을 말한다면 도에 지나친 것일까?

공보실은 식약청의 입이다. 팔, 다리가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입이 잘 표현하지 못하면 수고가 헛될 수 있다.

식약청은 지난달 혁신과제를 발표하고 추진 중에 있다. 혁신의 방향이라고 내세운 새로운 조직문화 창출과 직원의식 및 행태 변화, 대외적 위상 재정립을 이루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무엇을 개선해야 할지 잘 판단해야 할 일이다.

이승현 기자/tomato@f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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