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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교수 칼럼> 소고기의 에너지

소는 대표적인 초식동물이며 가축이다. 

다른 부위에 비해서 몸통이 크다. 이는 소가 다른 에너지에 비해 토(土) 에너지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뿐만 아니라 소의 장부에서 토 에너지를 주관하는 위가 4개가 있어, 먹이를 되새김질하여 최대한 소화시킨다. 이 또한 토 에너지가 많이 축적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잘 살펴보면 소가 똥이나 오줌을 눌 때, 한꺼번에 쏟아내듯이 배출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다른 장부에 비해 수(水) 에너지를 주관하는 신장과 방광의 힘이 약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토 에너지가 너무 강하여 수 에너지를 위축시킨 결과이다(土克水). 이렇게 동물은 그 성상을 잘 살펴보면 손쉽게 성질을 알 수 있다.

많은 토 에너지를 가지는 소고기는 다른 가축들의 고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고기의 식감은 다소 굳은 편이고, 맛은 고소한 단맛을 더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식감과 맛은 열을 가해 요리를 하면 완전히 변한다.

뜨거운 불에 직접 구어 낸 소고기는 구워질수록 더 굳어지고 질겨지는 식감을 느낄 수 있고, 고소한 단맛은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불의 화 에너지에 의해 토 에너지가 강해지다가 금 에너지가 생성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사실 일상생활에서 먹는 소고기 구이는 모두 강한 양념의 작용 때문에 이러한 소고기 본연의 식감과 맛은 느낄 수가 없다. 

이와 달리 찜을 한 소고기는 생살의 약간 거친 맛이 약해지고 부드러운 식감에 구수하며 담백한 맛을 준다. 이러한 식감과 맛은 우리 몸에 생명력을 강하게 해주는 상화(相火) 에너지로서, 소고기 찜에는 보다 더 강하게 축적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상으로 볼 때 수분이 상대적으로 적은 소고기는 직화 구이보다는 적당한 수분이 전해지는 찜이 보다 좋은 맛을 줄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좋아하는 전통적인 소고기 요리를 보면 수분 즉, 수 에너지를 보강해주는 설렁탕, 곰탕, 갈비탕 등 탕 종류가 많은 것도 이러한 이치에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우리 민족은 소뼈를 고아서 많이 먹어 왔다. 소를 보면 살에는 토 에너지가 많지만, 이를 지탱하는 뼈에는 금(金) 에너지가 아주 강하다. 이는 땅 속, 즉 토 에너지 속에 단단한 광물인 금 에너지가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土生金).

소뼈 속에 축적된 금 에너지는 소뼈를 물에 넣고 오랜 시간 열을 가해 녹여 내면, 자연스럽게 우러나온다. 

원래 금 에너지는 우리 몸의 기백 즉, 기운을 주관하는 폐와 대장에 힘을 주는 에너지이다. 이 금 에너지가 많은 소뼈에 열을 가해 우려내면, 금 에너지에서 진한 수 에너지가 나오게 된다(金生水).
 
그래서 곰국을 먹으면 우리 몸에 폐와 대장에 힘을 주는 금 에너지고 보충되지만, 더 좋은 사실은 우리 몸의 수 에너지를 주관하는 신장과 방광에 더 큰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다. 여기에 소금으로 간을 하면, 수 에너지가 완벽하게 발현된다.

결국 토 에너지가 강한 소고기는 우리 몸의 위장과 비장을 이롭게 하며, 소뼈는 신장과 방광을 강하게 해 준다. 

우리 모두가 이러한 이치를 잘 활용한다면, 맛은 물론이고 건강한 에너지를 만끽할 수 있는 식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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