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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교수 칼럼> 조기와 민어의 에너지

조기와 민어는 제사상에도 오르는 등 예부터 우리 민족에게는 아주 중요한 어류이다. 그렇기에 일반인들의 선호도 또한 매우 높다. 하지만 아직 양식이 안 되고 있어 자연산 밖에 없다.

조기와 민어는 두 종류 모두 서해안에서 많이 잡힌다. 조기와 민어가 많이 잡히는 서해안과 남해안은 갯벌이 많이 발달한 연안해이다. 다시 말하면 조기와 민어는 맑고 깨끗한 바닷물 보다는 염기가 많고 탁한 바닷물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상대적으로 염도가 높고, 탁한 물을 좋아하는 생물체는 염기가 거의 없고 깨끗한 성질의 살을 가지고 있다. 생물체의 이러한 성향은 외부 환경과 자신과의 관계가 음양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것처럼 반대를 이루어야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기와 민어는 차가운 물속에서 살기 때문에 상대적이지만, 기본적으로 따뜻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염기 즉, 수(水) 에너지가 강한 바닷물 속에서 생존하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금(金) 에너지가 강한 비늘이 상대적으로 잘 발달되어 있다. 비늘 안쪽으로는 외부의 수 에너지에 반하는, 토(土) 에너지가 강한 살이 있다. 살도 부드러운 물과 반대로 약간 꼬들꼬들한 느낌을 준다. 

사실 바닷물에 사는 모든 어류는 공통적으로 토 에너지가 강하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바다 생선의 살은 기대했던 짠맛은 거의 없고, 꼬들꼬들한 식감에 고소한 단맛을 가지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날로 먹는 횟감으로도 잘 이용된다.

두 종류 모두 외부의 색깔이 누르스름하다. 황색은 토 에너지의 상징색이다. 그렇기에 조기와 민어는 토 에너지가 아주 강한 어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연유에서 조기와 민어는 우리 몸의 토 에너지를 주관하는 위장과 비장에 아주 좋은 에너지를 보충해 줄 수 있다. 그러므로 신체가 허약해진 사람들의 식욕을 돋게 하는 데에 아주 좋은 역할을 하며 기력의 회복에도 큰 힘을 줄 수 있다.

조기의 경우 소금에 절여 햇볕에 말린 굴비로 만들어 오래 두고 먹는다. 조기를 잘 손질하여 천연 소금을 적당히 뿌린 후 줄에 엮어 말린다. 조기에 소금을 뿌리는 이유는 약한 염기 즉, 수 에너지를 보충해 주기 위한 것이다.

요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바닷물고기를 보관할 때에는 반드시 소금 절인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상식적으로 짠 염기가 충분한 바다에서 사는 물고기인데 소금을 더해서 보관한다는 것에 대해 쉽게 이해가 안 될 것이다.

반면에 민물고기를 보관하려 할 때 소금을 사용하는 것을 본 사람은 드믈 것이다. 이는 짠 바닷물에 사는 물고기는 염기 즉, 염 에너지가 거의 없고 반대로 민물에 사는 물고기에 염기가 많아서 그런 것이다. 

소금이 뿌려진 조기를 말리면 수화기제(水火旣濟)의 원리에 의해 수 에너지가 열과 빛 에너지 만나서, 상화 에너지를 발현시켜 축적시킨다. 이런 과정을 거친 조기는 살이 더욱 꼬들꼬들해 지면서도 고소하며 담백한 맛을 가지게 된다.

이런 굴비를 구어내면 냄새부터 토 에너지와 상화에너지가 가득하여, 고소하면서도 구수한 냄새를 내게 되어 식욕을 돋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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