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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교수 칼럼> 오이·조선오이·노각·참외...외에 대해

오이는 원산지가 인도의 산간지역이다. 고산지역은 상대적으로 기온차가 심하고 건조한 곳이다. 이런 곳에서 덩굴식물로서 생존하기 위해 식물체 전체에 거친 털이 많고,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특징은 오이에 그대로 나타나 있다.


요즘 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오이는 겉껍질이 단단하고 거칠어 금기(金氣)가 상대적으로 많아 속은 부드럽고 수분이 많을 것이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金生水). 실제로 오이의 속은 수분이 많고 종자마저도 부드러운 특징을 보여준다.


여기서 유의해야할 점은 오이의 꼭지 부분은 쓴맛이 아주 강하다는 점이다. 이는 꼭지 부분을 제외한 거의 오이 전체가 음(陰)의 성질이자 수기(水氣)인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음양의 이치에 따라 꼭지 부분은 상대적으로 양(陽)의 성질이고 화기(火氣)의 맛인 쓴맛이 강해진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오이는 차가운 느낌을 주는 식재료 중에서 드물게 떫은맛이 강하여 상화(相火)의 기운도 강하다.


상화의 기운은 우리 몸에 생명력과 면역력을 강화시켜준다. 그래서 오이는 특히 알코올 해독과 피로회복이 필요한 숙취해소에 좋아 녹즙 재료로도 참 좋다.


한편, 싱싱한 오이는 차갑게 보관하여 음기(陰氣)를 강하게 해주면, 양기(陽氣)인 화기의 쓴맛과 떫은맛이 상대적으로 더 강해지게 된다. 따라서 오이를 상온에서 보관하면 쓴맛은 약해진다. 그래서 녹즙을 만들기 전에 냉장 보관하면 더욱 좋은 건강 효과를 볼 수 있다.


조선오이는 우리나라 토종으로 볼 수 있다. 겉껍질이 오이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덜 거칠고 부드러운 편이다. 그래서 속 또한 덜 부드럽고 수분의 함량도 약간 적은 편이다. 물론 쓴맛도 덜하다.


이런 조선 오이는 장아찌가 제격이다. 오이의 수분은 상대적으로 양(陽)의 수기이므로 음(陰)의 수기인 소금을 많이 넣어 짠지를 만들어 먹는다. 이렇게 하면 음양의 이치에 따라 오이의 쓴맛을 약하게 하고 식감도 더 고들 거리게 하여 제 맛을 내게 한다.

 
이런 오이장아찌는 우리 몸에서 수기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신장과 방광 모두에 좋은 힘찬 기운을 준다.


노각은 조선 오이를 종자를 받기 위해 충분히 여물게 해서 만들어 진다. 충분히 익어 겉은 약간 거칠어지고, 진노랑 색을 띠며 단맛이 약간 있다. 종자를 낸 노각은 상대적으로 조직에 수분도 없고 질기고 단단해 진다. 이런 노각은 김치를 담가 놓고 익혀 먹으면 양념이 스며들어 제 맛을 내게 된다.
 

오이가 열리는 줄기를 잘라서 나오는 물은 피부에 일어나는 증상을 완화시켜주는데 매우 좋다고 한다.


특히 거칠어진 얼굴 피부를 부드럽게 해주며, 피부해독제로서 아주 좋다고 한다. 이는 오이의 수기가 아주 강하기 때문에 피부의 열을 내려주며 떫은 상화의 기운이 해독의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오이 팩도 이런 이치에서 미용 효과가 있는 것이다.


참외는 노란 색이 벌써 단맛이 가득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므로 단맛의 참외를 고르려면 상대적으로 더 진한 노란 색을 띠는 것을 고르면 된다.
 

아울러 참외의 단맛을 즐기려면 수확 후 상온에서 열을 받도록 보관을 해주면 단맛이 강해진다(火生土). 이는 늙은 호박을 햇볕에 열을 받도록 해주면 단맛이 더 강해지는 이치와 같다.


참외의 겉껍질은 단단하고 매끈하여 꼭 그만큼 상대적으로 속도 부드럽고 적은 수분을 함유하고 있다. 때문에 겉이 단단하고 진한 노랑색인 참외를 고르면 속이 아주 부드럽고 단물도 많다.


다른 오이들과 같이 참외도 줄기와 가까운 부분이 가장 쓰고 멀어질수록 수분이 많다. 이 쓴 꼭지 부위를 과체(瓜蔕)라고 하는데 요즘 가정에서는 다들 버리지만, 사실 예전에는 황달을 치료하는 데에 긴하게 이용되었다(火生土). 


과체중에서도 개똥참외 과체가 약성이 제일 좋다고 한다. 이는 가축 중에서 개가 목(木)의 기운이 상대적으로 강하고, 이 개가 참외를 먹은 후 나온 똥에 섞인 참외 씨는 개의 기운을 그대로 흡수했기 때문이다.


이 개똥의 씨가 성장하여 얻은 개똥참외는 다른 참외에 비해, 쓴맛이 아주 강하다. 그러나 개똥참외의 이 쓴 화기가 우리 몸에서 결국에는 황달 치료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다(火生土).  이는 쓰디쓴 웅담이 사람의 간담에 좋은 것과 같은 이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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