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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교수 칼럼> 육미(六味)와 육기(六氣)

현대 과학에서는 우리가 입을 통해 먹는 모든 물질에 대한 맛에 대해, 혀의 미각을 중심으로 4~6가지 맛이라고도 하고, 일부 학자들은 30개 넘게 분류하기도 한다.


우리 문화권에서는 전통적으로 6가지 맛 즉 육미(六味)로 구분을 해 왔다.


물리학자인 아인슈타인은 오래전에 E=mc2 (E : 에너지, m : 질량, c : 빛의 속도)라 하여, 모든 질량은 에너지임을 밝혔다. 즉, 물질의 다른 이름이 에너지라는 것이다.


반면에 우리 문화권에서는 물질은 정(精)이라 하고, 에너지를 기(氣)라고 했다. 정(精)=기신(氣神)이라 했다. 결국 서양 과학이 밝혀 낸 에너지가 곧 기라는 것이다.


과학에서는 에너지와 맛의 관계를 아직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하고 있지만, 우리 문화권에서는 맛은 기의 다른 현출로서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맛은 곧 에너지의 표출로 간주할 수 있다.


오운육기론(五運六氣論)에 의하면 육기란 바람 기(風), 추운 기(寒), 더운 기(熱), 습한 기(濕), 건조한 기(燥), 그리고 뜨거운 기(火)로 구성되어 있다.


육미란 육기에 각각 대응하여, 신맛(酸), 쓴맛(苦), 단맛(甘), 매운맛(辛), 짠맛(醎), 그리고 떫은맛(澁)으로 구성되어 있다.


바람 기(風)와 대응되는 맛은 신맛(酸)이고, 추운 기(寒)는 짠맛(醎), 더운 기(熱)는 쓴맛(苦), 습한 기(濕)는 단맛(甘), 건조한 기(燥)는 매운맛(辛), 그리고 뜨거운 기(火)는 떫은맛(澁)에 각각 대응된다.


신맛은 대기 속의 바람기가 응축되어 새싹이 움트는 푸른 봄의 에너지가 표출된 것으로 부드럽지만 생명력의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신맛은 봄에 태어나는 모든 어리고 여린 생명에 큰 에너지를 주는 것이다.


쓴맛은 대기 속의 더운 기가 응축되어 열의 붉은 에너지가 표현된 것이다. 무슨 물질이든 열을 주면 마지막엔 누린 냄새가 나면서 발산하는 힘을 가진 쓴맛이 된다. 쓴맛은 여름날의 열기를 주는 에너지이다.


단맛은 대기 속의 습한 기운이 응축되어 모든 사물이 형체를 이루도록 모아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 마치 흙이 습한 물을 만나면 뭉치게 되는 힘이다. 또한 물이 열에 의해 증발되어 습기가 가득한 상태를 말한다. 그러므로 단맛은 물질을 이루는 모든 요소들을 묶어주는 에너지이다.


매운 맛은 대기 중의 건조한 기운이 응축되어 단단한 결실을 내게 하는 가을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여름철의 과실들이 영글어 종자에 생명을 가지게 하는 힘이다. 또한 물이 얼어 얼음이 된 상태를 말한다. 그러므로 매운 맛은 물질을 단단하게 하는 에너지이다.


짠맛은 대기 중의 차가운 기운이 응축되어 물질은 연하게 하여 종국에는 부패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단단해 진 물질에 빛의 화기(火氣)가 가해져 연하게 해주는 힘이다. 또한 물 그 자체의 상태를 말하기도 하며 쇠에 녹이거나 녹슬게 하는 힘이다. 그러므로 짠맛은 물질을 녹아내리게 하는 에너지이다.


떫은맛은 대기 중의 빛의 기운이 응축되어 물질이 생명력을 가지게 하는 빛 에너지가 표출된 것이다. 즉 불은 열에너지와 빛에너지로 이루어지는데 이때 빛에너지를 말한다. 그러므로 빛이 그렇듯이 떫은맛은 모든 생명체를 유지하게 하는 힘이다.


이러한 육미와 육기와의 관계를 잘 이해하여 건강한 삶을 영위해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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