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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교수 칼럼> 감자의 에너지

감자는 원산지가 남아메리카의 안데스 산맥으로 서늘한 고산지역의 기후에서 잘 자란다. 이런 생육 특성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는 강원도 고랭지역이나 제주도의 산간지대에서 잘 자라고 많이 재배된다.
 
이렇게 서늘한 기후는 우리나라의 가을날씨처럼 금수(金水) 에너지가 많고, 이런 기후에서 자라는 식물들의 줄기는 일반적으로 양(陽)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 외부 환경과 조화를 이룬다. 

땅속의 덩이줄기인 감자는 땅 위에 있는 줄기의 영향을 그대로 받기는 하지만, 땅속의 영향도 받아 완전한 양 에너지 보다는 다른 뿌리 식재료에 비해 약간 차가운 느낌의 음(陰)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만약 감자가 땅 위에 열리는 종자이거나 혹은 열매였다면 줄기는 외부의 서늘한 기후에 반하여 화(火) 에너지가 많았을 것이고, 여기서 나오는 종자나 혹은 열매는 토(土) 에너지가 강해(火生土) 양 에너지가 많았을 것이다. 

여기서 살펴보아야 할 점은 생감자의 맛이 알키하고 아린 맛을 준다는 것인데, 이는 감이나 도토리가 떫은맛을 가지기 이전의 맛으로서 물기도 많은 상태의 맛이다. 이런 맛은 대체적으로 설익은 과일에서 많이 접할 수 있다. 이는 종자나 과일이 익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종의 에너지의 전환 과정으로서 음(陰) 에너지가 양(陽) 에너지로 변환 과정이다.

이렇게 생물체 내에서 일어나는 음양 에너지의 변환은 생명력을 주관하는 상화(相火) 에너지를 생성하는데, 상대적으로 약간 차가운 느낌을 주는 알키하거나 아린 맛은 음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고 약간 온화한 느낌을 주는 떫은맛은 양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상화 에너지 중에서 양 에너지는 약해진 생명력을 보강하게 해주는데 이용되고, 음 에너지는 과도한 생명력을 조절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한편, 감자를 물(水 에너지)에 넣은 솥에 넣고 찌게 되면 뜨거운 열에너지에 의해 물은 에너지화, 즉 기화되면서 그 힘이 생감자의 알키하고 아린 맛을 따뜻하면서도 담백한 맛의 찐 감자로 변화하게 한다. 

감자 속에 내재된 상화 에너지가 음에서 양으로 전환한 것이다. 사실 모든 음식에서 익힌다는 과정에는 바로 이런 이치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이는 따스한 봄 햇살에 눈 녹은 땅속에서 아지랑이가 오르며 이루어지는 음양의 전환 과정에서 생명의 싹들을 피워내는 자연의 섭리와 동일한 것이다.  

이러한 이치에서 생감자를 먹으면 속이 데린다는 느낌을 받는 반면에 찐 감자를 먹으면 몸속이 따뜻하게 부풀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이는 단순히 열에 의한 차이라기보다는 상화 에너지 즉, 생명 에너지가 어떻게 작용하는 가에 따른 느낌이라고 볼 수 있다.

구운 감자는 뜨거운 열에너지에 의해 자체 내에 있는 수 에너지가 기화되면서 그 힘을 바로 음양 에너지의 전환을 유도하여, 양 에너지가 충만해진 감자 속의 질감은 잘 부스러지며 팍팍한 느낌으로 변한다.

즉, 찐 감자에 비해 더 뜨겁고 부슬부슬 잘 부서지는 식감을 느낄 수 있지만, 적당한 수분과 적절한 열이 공급되는 찐 감자보다는 상화 에너지가 덜 축적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반면에 감자를 기름에 튀기면 감자의 겉면은 약간 거칠고 속은 찰진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이는 자연에서 흐르는 물보다 단단한 얼음에 금 에너지가 많듯이, 물보다 잘 흐르지 않는 기름 자체에 내제된 금 에너지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우리가 이 부분에서 생각해 봐야할 것이 쇠를 녹이는 데에 높은 온도의 열이 필요하듯이, 기름은 물보다 훨씬 높은 온도에서 끓게 된다는 점이다. 높은 열 즉, 강한 화 에너지는 모든 것을 재로 만들 듯이 감자를 뜨거운 기름에 튀기면, 적당한 수분과 적절한 온도에서 생성되는 상화 에너지가 거의 없게 된다.

그래서 기름에 튀긴 감자는 뜨거울 때는 그나마 조금 낫지만 차갑게 먹으면 위 속에서 제대로 소화되지 않고, 결국은 몸을 차갑고 굳게 하는 등 다양한 부작용을 일으키게 될 수 있다. 자연의 이치로 보면 우리 몸에 좋은 감자 요리는 쪄서 먹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반면에 물과 열이 적당하게 조화를 이루는 따뜻한 감자국은 감자의 많은 상화 에너지를 더욱 강화시켜주고, 여기에 수 에너지까지 더해져서 음양이 조화된 상생 음식으로서 아주 좋은 것이다.

또한 생감자즙에는 음 에너지가 내재된 상화 에너지를 축적하고 있어서 열이 많은 위장 질환을 살리는 아주 좋은 힘을 줄 수 있고, 화상을 입은 피부의 열을 천천히 내려주면서 상처의 치료에 큰 힘을 준다. 

마찬가지 이치로 생감자즙으로 감자 팩을 만들어 얼굴에 붙이면 열을 천천히 내리게 해주어 주름이나 주근깨가 생기지 않게 하여 피부를 보호 해준다. 

감자 속의 색을 중심으로 종류 별로 에너지를 보면 속이 붉은 종류(홍영 감자)와 보라색인 종류(자홍 감자)는 감자의 기본적인 에너지에 담백하고 알키한 맛의 에너지가 더 있는 것으로 보아, 우리 몸의 화 에너지를 주관하는 심장과 소장에 힘을 좀 더 줄 수 있다.

그리고 속이 노란 색인 종류(하령 감자)는 토 에너지를 조금 더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어 위장에 좀 더 힘을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껍질이 붉으나 속은 하얀색인 종류(서홍 감자)는 일반적인 감자에 비교해서 금 에너지가 조금 더 함축되어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우리 몸에서 금 에너지를 주관하는 폐와 대장에 힘을 조금 더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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