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식에서 칼날이 나왔다, 벌레가 나왔다, 손톱이 나왔다 해서 말이 많다. 물론 아이들이 먹는 급식에서 이런 이물질이 나와선 안 된다. 그래서 이런 지적이 나오는 것이며 이런 기회를 통해 급식종사자들이 위생관리에 더욱 매진한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극히 일부의 일이 마치 전체 급식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과대포장된다는데 있다. 또한 일부 급식관련 단체에서 이런 작은 일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침소봉대하게 되면 급식종사자들의 의욕과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질 것이다. 결국 그 영향은 급식을 먹는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다. 올 해는 급식종사자들의 노력으로 식중독도 대폭 감소돼 그 어느 때보다 종사자들의 잘 해보려는 의지가 강하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격려하고 힘을 실어주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인데 이런 식으로 찬물을 끼얹으면 되겠는가.
경기 불황의 끝이 안보인다. 먹는장사가 남는 장사라는 말도 이제 옛말이 됐다. 먹는장사 중에서도 경기 영향을 덜 받는 음료시장도 경기 침체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경기 침체가 식품 시장 전체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엄청나다. 소비가 줄면서 외식 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고, 제과 시장 및 기타 식품 시장도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제 음료 시장까지 경기 침체의 늪에 빠지게 된 것이다. 식품 회사들의 대대적인 마케팅과 소비 진작 노력에도 소비자들의 주머니는 열릴 줄을 모른다. 상반기 음료 시장은 매출이 부진했지만, 하반기 대대적인 마케팅과 여름 특수 등에 힘입어 반전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 침체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성장이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도 경제 살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국민의 먹을 권리조차 박탈당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해 봐야 한다. 단지 음료시장 매출이 일시적으로 줄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 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식품들도 마음 놓고 먹지 못하는 현실이 올 수도 있다.
식품업계가 시장점유율을 놓고 쟁탈전이 뜨겁다. 고추장업계의 영원한 라이벌 해찬들과 대상이 바로 이러한 예. 고추장 분야에서 대상이 얼마 전 1위 자리를 쟁탈하자 이에 해찬들은 맞불작전은 피하고 장류분야로 총력전을 기울여 평균적으로 한달에 하나꼴로 신제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이에 탄력받은 해찬들은 장류업계에서 더욱 단단하게 자리를 잡게 됐다. 두부 제품 역시 시장점유율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 업계는 바로 풀무원, 두산, CJ. 두부 제품의 터줏대감 풀무원의 시장점유율이 현재 말할 것도 없이 1위다. 그러나 대기업인 CJ와 두산이 두부제품에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풀무원의 고공행진은 한풀 꺾였다. 이에 풀무원은 다양한 제품으로 이같은 위기를 타개책을 찾기 시작했다. 더욱이 올 가을을 기점으로 이들 업체들은 홍보 전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홍보 전쟁은 업계 입장에서 볼 때 누구보다 괴롭겠지만 소비자 는 다양한 선택과 저렴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행복한 비명을 지를 듯 하다.
발효유의 과대광고를 문의하려고 축산물 허위과대광고를 담당하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전화취재를 했다. 기자는 남양의 혈압발효유에 관해 문의하자 담당자는 혈압발효유란 단어는 써서도 안된다며 어떻게 발효유가 혈압을 낮출수 있느냐고 말했다. 또 검역원의 임무는 이러한 제품들이 소비자들에게 약으로 혼돈되지 못하도록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라고 당당히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 검역원은 개입조차 하지 않았다. 특히 유업계의 허위과대광고 적발에 검역원이 무신경하다는 억지스런 소문을 주변에서 듣기까지 해 담당자의 말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도대체 이번 혈압발효유와 같은 사건을 누구보다 앞장서 적발해야 할 검역원이 왜 충남도보다 먼저 적발하지 못해 이런 억측의 소문을 듣게 됐는지 아쉬울 뿐이다. 정말 정부기관인 검역원은 유업계의 강력한 힘에 밀려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지난 10일 우리술 육성지원법 공청회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공청회의 주최는 야당의 한 의원이었고, 공청회가 있기 전 야당 대표와 여야 의원, 그리고 고위 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공청회를 주최한 의원의 개회사가 이어지고 야당 대표와 정부 관계자의 축사가 이어졌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공청회가 시작하려하자 여야 의원, 정부 관계자들이 한꺼번에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업계 관계자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동안 힘겹게 우리술을 지키고, 전승하느라 고생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 법의 통과에 여부에 따라 도산이냐 살아남느냐의 기로에 서게 되는데, 국민을 대변한다는 국회의원들은 유유히 그 사람들 사이를 지나쳐 간 것이다. 최소한 국민을 위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공청회에 참석했다면 끝까지 참석하지는 못할망정 참석자들에게 먼저 자리를 뜨게 되어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는 해야 되는게 그날 참석한 업계 관계자들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지난 10일 식약청 주관으로 식중독 대책회의가 열렸다. 회의에 참석한 공무원과 단체 관계자들은 한결 가벼운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지난 2월 열린 회의 때의 비장한 표정과는 대조적인 모습. 올 상반기 식중독이 대폭 감소된 덕분이다. 올 7월까지 식중독 발생이 작년 동기 대비 건수로는 46.2%, 환자수는 56.5%가 감소했다고 하니 성과에 칭찬과 격려를 보내는 것도 무리는 아닐 듯 하다. 특히 식중독의 주범으로 꼽혔던 집단급식소에서의 식중독 발생은 작년 동기 대비 건수는 68.2%, 환자수로는 65.3%가 감소하는 혁혁한 성과를 올려 식중독 감소의 일등 공신이 됐다. 이같은 결과는 우연이 아니다. 식중독 제로화 캠페인을 비롯해 자율지도제, 각종 위생교육, 철저한 현장관리 등 다각적인 노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 눈물겹게 수고한 집단급식소 종사자를 비롯한 모든 관계자들 “수고하셨습니다”. 하반기에도 좋은 성과를 거둬 올 내년 초에도 웃으면서 회의에 참석할 수 있길 기대한다.
남양유업의 기능성 발효유 '혈압발효유 120 80'이 과대광고로 판명, 지난달 27일부터 ‘프로젝트 120 80’으로 변경해 생산되고 있다. 몇달 전 '혈압발효유 120 80'을 취재하던 중 남양 관계자에게 이런 말을 들었다. "혹여라도 정부기관에서 문제를 제기한다면 수긍해야겠지만 법적으로 제품명에 대해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바뀔 가능성은 1%도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남양은 현재 제품명이 '프로젝트 120 80'으로 바뀌는 수모를 당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 충남도가 제기한 과대광고를 받아들여 소송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다행히 남양은 제품을 출시한지 한달밖에 되지 않았고 제품성에는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기 때문에 신경을 쓰지 않는 눈치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혈압과 다른 부위에 관련된 기능성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출시할 예정인 업체들은 이번 사건을 교훈으로 삼았을 것. 앞으로 남양의 혈압발효유 사건으로 다른 업체들은 기능성 제품 출시 할 때 어떻게 하면 의약품이라는 소지를 불러일으키지 않고 제품명을 소비자에게 홍보 할지 흥미진진해 진다.
식품업계에서는 미투 전략이 시장을 키운다는 의미에서 그동안 서로 묵인해왔던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러나 유업계가 경쟁적으로 음료시장에 뛰어들면서 기존의 업계는 미투 제품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고 있다. 최근 해태유업의 ‘생생과즙 바나나우유’가 지난달 16일 출시되자 빙그레는 자사의 용기와 비슷하다며 같은달 22일에 가처분 신청을 낸 것도 바로 대표적인 예. 해태유업은 제품 출시 전 빙그레 측과 협의와 합의점을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자신들의 의견을 빙그레가 무시했다고 털어놨다. 빙그레가 무조건 제품을 내면 곤란하다는 식으로 말을 했다는 것. 곧 제품이 출시되는 상황에서 제품을 내지 말라고 하는 것은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수용하기 힘든 일인 것을 빙그레는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어차피 빙그레도 다른 업계의 제품을 미투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르는데, 서로가 윈윈하는 전략으로 사전에 서로 합의점을 찾아 서로 인상 붉히는 일이 없도록 조취를 취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바람이 든다.
하이트의 진로 인수 결정 후 2주가 지났다. 공정위의 발표 직후 하이트의 진로 인수를 반대하던 업체들은 공정위를 비난하며 한동안 시끄러웠지만, 지금은 잠시 소강상태. 하이트는 공정위 결정 후 잔치집을 연상시킨다. 그동안 진행돼온 일이 마무리 됐다면서 기뻐하면서도 앞으로 글로벌화에 박차를 가하고, 국내 시장에서도 공정한 경쟁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이트의 진로 인수를 달가워하지 않는 업체들은 이번 인수가 향후 시장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막강한 브랜드 파워와 인지도를 바탕으로 주류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하이트와 마땅한 경쟁력이 없는 업체들은 불안한 것이다. 하이트의 시장 장악에 대응하기 위해 결의 대회를 갖고, 중소업체들의 회동이 이어지는 등 전전긍긍 하고 있다. 앞으로 주류시장의 관전 포인트. 골리앗 하이트가 독점할 것인가, 다윗 중소업체들이 지켜낼 것인가.
이유식 농약 검출사건의 후속취재를 위해 소시모와 일동 관계자들과 전화 통화를 했다. 이미 보도자료를 통해 각자의 입장을 밝힌 상태여서 쟁점이 되는 사안들이 명확했다. 그 사안들에 대해 소시모와 일동의 입장을 들으면서 어쩌면 같은 사안에 대해 이렇게 다른 얘기를 할 수 있는지 놀라웠다. 게다가 그 다름 속에는 서로에 대한 불신이 담겨져 있었다. 기자로서의 안타까움은 서로 만나서 툭 터놓고 대화하면 다 풀릴 것 같은데 문서를 통해 매체를 통해 자신들의 주장만을 고집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서로에 대한 불신이 커진다. 양측 입장을 듣다보면 지향하는 귀착점은 모두 같은데 말이다. 얼마 전 한 소설가가 정부의 토론문화를 비판하면서 했다는 말이 떠오른다. “히어링(hearing)이 안 되고 채팅(chatting)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