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봉보다 맛과 품질이 뛰어난 신품종 감귤이 개발됐다.
농촌진흥청 감귤시험장은 10여년의 연구기간을 거쳐 고급 감귤로 널리 알려진 만감류인 기존의 '한라봉'보다 우수한 만감류 신품종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탐나봉'이라고 이름 지은 신품종 감귤은 한라봉과 하귤을 교배한 것으로, 무가온 비닐하우스에서 실증재배한 결과 평균 당도가 15브릭스 이상으로 한라봉보다 2브릭스 이상 높고, 산도는 1도로 비슷해 맛이 훨씬 좋은 것으로 평가됐다.
수확한 과실 무게(250∼280g)와 모양이 한라봉과 비슷하나 껍질이 얇고, 잘 벗겨져 먹기가 편하다. 나무 세력이 한라봉보다 강하고 품질이 일정해 재배하기 쉬운 것도 장점이다.
특히 3월 하순∼4월 상순에 수확하는 탐나봉은 6월까지 저장해도 당도와 신선도가 그대로 유지돼 초여름까지 맛볼 수 있다. 한라봉보다 저장기간이 2배 이상 길다는 얘기다. 수확시기도 한라봉보다 20여일이 늦어 출하시기가 서로 겹치지 않는다.
감귤시험장은 한라봉과 하귤을 교배한 뒤 꽃가루를 인공수정해 생긴 열매의 씨를 파종해 묘목을 생산, 수년간 지켜보며 그 가운데 우수 변이 개체를 선발하는 방법으로 신품종을 개발했다.
감귤시험장 박재호 연구사는 "언뜻 보면 간단한 것 같지만, 묘목을 심은 지 6∼7년이 지나야 열매가 달리기 때문에 우수 품종을 선발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앞으로 결실 시기가 빠르고, 크기가 작아 먹기 좋은 품종 등 다양한 품종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사는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만감류 품종은 지난 98년 일본에서 들여온 한라봉이 유일하다"며 "탐나봉 개발로 외국에 의존했던 감귤 신품종을 자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감귤시험장은 이 품종을 다음 달 국립종자원에 신품종 등록을 출원할 예정이다.
감귤시험장은 올해 탐나봉 묘목 500그루를 생산자단체를 통해 농가에 실비로 시범 보급하고, 연차적으로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