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류를 섭취하면 피부암을 예방할 수 있게 되는 과정을 국내 연구진이 새롭게 밝혀냈다.
14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건국대 특성화학부 생명공학과 이기원 교수는 서울대 이형주, 지강동 교수와 공동 연구를 통해 셀러리, 양파 등의 채소류에 다량 존재하는 폴리페놀 성분인 루테올린(Luteolin)의 암 예방 효능 및 작용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암학회가 발행하는 암 연구의 최고 권위 학술지인 '암연구(Cancer Research)' 최신호에 실렸다.
그동안 폴리페놀의 암 예방 효능에 관한 연구는 항산화 작용을 통한 세포손상 보호 효과에 의한 것으로만 알려져 왔다.
이 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루테올린이 암 발생 과정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는 발암성 단백질인 Src와 PKCε 등 인산화효소와 직접 결합해 활성을 억제함으로써 발암과정을 저해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인산화효소는 키나아제(kinase)로 달리 표현할 수 있다. 이는 ATP등 뉴클레오티드 3인산의 말단 인산기(PO3H2)를 물 이외의 화합물에 전이해 인산화합물을 만드는 반응을 촉매하는 효소를 총칭해 '포스포키나아제'라고도 부르며 기질을 활성화하는 효소를 의미한다.
또한, 연구진은 루테올린이 동물실험에서 실제로 종양의 생성을 억제함과 함께 암 발생과정에 관여하는 COX-2(cyclo oxygenase-2), 괴사성 종양 요소(Tumor Necrosis Factor)의 일종인 TNF-α, 증식성세포핵항원(PCNA) 등 발암 표적 단백질의 발현을 저해함으로써 암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다시 말해, 이번 연구는 단백질 키나아제(Protein Kinase)의 일종인 PKCε 등 인산화효소가 발암신호전달 '효소 활성화 사다리'의 상층부에 위치함으로써 발암성 유전자와 관계되는 전사인자(AP-1, NF-κB)의 활성화까지 유도하는데, 첫 단계에서 이 효소의 활성을 억제할 수 있는 것이 루테올린임을 밝혀냈다.
특히 루테올린의 발암 표적 단백질과의 결합을 통한 암 예방 기작 규명에는 분자생물학, 화학유전체학, 동물생리학 등의 기술이 융합돼 이뤄낸 성과로 평가된다.
앞서 이 교수팀은 이 밖에도 흡연 및 식품 오염에서 유래하는 발암원인 비소의 발암 유도 메커니즘을 규명해 지난해 10월 '암연구'에 발표하는 등 천연물 유래 발암 물질의 암예방 작용 메커니즘 규명 연구를 통해 최근 3년간 '암연구'에 6편의 논문을 게재하는 성과를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