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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지표시제..국산 쌀 막걸리 바람 불까

8월 주류에 대한 원산지 표시제 시행을 앞두고 막걸리 시장에 '국산 쌀'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24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8월 5일부터 막걸리를 비롯한 주류에 주원료의 산지를 표기하도록 하는 원산지 표시제가 시행된다.

이와 맞물려 막걸리 업계에서는 원료로 써온 수입쌀을 국산 쌀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막걸리업계는 그동안 싼 가격 때문에 국산 쌀보다는 밀가루나 수입쌀을 주로 써왔다.

우선 매출 1위인 서울탁주제조협회가 국산 쌀로 만든 막걸리를 출시할 계획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 협회는 충북 진천에 대규모 막걸리 공장을 짓는 중인데 앞으로 이곳에서 생산된 막걸리는 모두 국산 쌀을 쓸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작년 말까지만 해도 서울탁주 측은 국산 쌀을 이용한 막걸리 생산에 부정적이었는데 원산지 표시제 시행이나 최근 소비자들의 반응을 보면서 생각이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수입쌀로 만든 생(生)막걸리를 출시 중인 국순당도 당분간은 수입쌀을 그대로 쓰되 국산 쌀로 전환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상면주가의 경우 이미 150원 비싼 값에 국산 쌀을 쓴 막걸리를 출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경기도 가평의 '우리술', 전남 광주시의 '우리술', 글로벌식품외식사업단의 '참살이탁주', 전남 자희자양의 '자희향' 등이 우리 쌀로 만든 막걸리를 내놓고 있지만 그 규모가 크지는 않다.

일부 지역의 경우 소비자들이 밀가루 막걸리를 선호해 업체가 국산 쌀 전환에 미온적인 곳도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대구, 전남, 전북 등 남쪽 지역은 소맥분이 들어간 막걸리에 입맛이 길들여져 소비자들이 그런 제품을 찾는다고 한다"며 "이런 곳은 당장 전환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기준 국내에서 생산된 막걸리 중 쌀로 만든 제품은 49%였고 나머지 51%는 밀가루가 원료였다. 최근 막걸리 인기가 치솟으면서 쌀로 만든 막걸리가 조금씩 생산되고 있지만 여전히 대세는 수입쌀이다.

정부는 원산지 표시제를 계기로 막걸리 업계에도 변화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원산지 표시제가 도입되면 소비자들이 원료에 대한 정보를 알게 돼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며 "국산 쌀 막걸리는 가격이 좀 더 비싸겠지만 소비자들이 찾는다면 앞으로 생산이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