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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때문에 '난리'..재고줄이기 '百態'

햅쌀 출하를 앞두고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지역농협이 올해 들어 크게 늘고 있는 쌀 재고량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자체와 농협은 지난해 풍년과 대북 쌀지원 중단, 소비 감소 등에 따른 재고량 증가로 쌀값이 폭락하면서 농민들의 경제적인 부담이 커지자 다양한 아이디어를 동원해 쌀 소비 촉진에 나서고 있다.

◇ '재고 줄이기' 아이디어 없나?

천안중학교와 서산 해미중학교 등 충남도내 25개 중학교는 다음달부터 학생 한 명당 하루 두 끼(점심.저녁)의 급식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는 쌀 소비 촉진을 위해 "중학교도 급식을 한 명당 하루 한 끼에서 두 끼로 늘릴 수 있도록 '정부관리양곡 매출요령'을 개정해 달라"는 충남도의 건의가 최근 정부로부터 수용된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은 고등학교만 학생 한 명당 하루 두 끼의 급식을 제공할 수 있었다.

또 충남도는 도내 우수쌀의 안정적인 유통기반 구축을 위해 연말까지 당진 해나루쌀 등 12개 브랜드 생산업체에 택배비 4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들 브랜드를 생산하는 RPC 등은 쌀 주문 판매시 포대(20㎏짜리)당 3500원의 택배비를 지원받게 된다.

강원도와 강원농협도 지난해부터 쌀 판매 촉진을 위한 홈페이지(www.gwssal.com)를 개설하고 쌀 주문시 택배비를 받지 않고 전국에 배달하고 있다.

특히 도와 농협은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5일까지 경포해수욕장 등 동해안 4개 해수욕장에서 강원산 청정쌀 1㎏을 나눠주며 홈페이지 회원 가입을 권장해 1만9240명의 회원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전남농협은 최근 '2008년산' 쌀을 '9월 말'까지 '0'으로 만들자는 '8ㆍ9ㆍ0 운동'을 추진하면서 제주지역 대형마트 점장 초청 산지투어를 벌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충북도는 이달 초부터 도본청과 사업소, 소방본부 직원 2600여명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쌀을 구입해 전해주거나 신청자 가운데 무의탁노인과 소년소녀가장, 사회복지시설 등에 쌀 지원을 희망할 경우 배달해 주는 '내고향 쌀 1포 더 팔아주기 운동'을 벌여 1363포(10㎏ 기준)를 판매하는 성과를 올렸다.

◇ 쌀로 만들 수 있는 좋은 거 없나?

충남 천안시는 쌀로 빚은 전통민속주 '도솔연미주'를 지역특산품으로 육성하기 위해 오는 10월 말 완공을 목표로 이달 초부터 연면적 413㎡ 규모의 '도솔연미주' 제조공장을 짓고 있으며, 부여군은 이달 말 연면적 231㎡에 하루 1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쌀국수 가공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쌀국수를 관내 학교 급식으로 공급하기로 하고 최근 10차례에 걸쳐 학생과 학부모,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쌀국수 시식회'를 가졌다.

특히 도는 쌀국수 제조용 정부미의 가격을 인하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도 관계자는 "도내 초.중.고생(38만명)에게 매월 1차례 쌀국수를 급식으로 제공하면 한 달에 40t, 연간 400여t의 쌀을 소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조만간 KTX 광명역사에 경기미로 만든 떡 판매코너를 설치, 운영하는 한편 군부대와 각급 학교에 '간식용 떡'을 확대 공급할 계획이다.

특히 쌀국수와 막걸리 등 쌀 가공식품 수출을 확대하기로 하고 현재 미국과 일본, 호주, 러시아, 유럽 국가 등과 수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밖에 철원 동송농협은 지난해 뜨거운 물만 부으면 3분 만에 간편하게 먹을 수 쌀국수를 개발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 쌀 재고 어느정도?

지난달 말 현재 광주.전남지역의 쌀 재고량은 9만1700t으로 지난해 이맘때 4만8000t에 비해 91.0%나 증가했다.

이런 현상은 전국의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로, 충남지역은 지난해 3만8000에서 8만8000t, 전북지역도 지난해 5만9000t에서 올해 12만9000t으로 각각 배 이상 늘었다.

쌀 재고량이 크게 늘어난 것은 지난해 쌀 생산량이 평년보다 15% 가량 늘어난 상태에서 대북 쌀 지원 사업이 중단되고 국민의 소비량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쌀 재고량이 증가하면서 쌀값도 떨어져 전국 최고의 쌀로 평가받는 경기미의 경우 미곡종합처리장(RPC) 출하가격이 20㎏당 4만5000∼4만6000원 선으로 지난해 이맘때 5만1000∼5만2000원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충남쌀도 지난 13일 현재 평균 4만2000원으로 지난해 이맘때 4만5500원에 비해 7.7%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