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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년이 두려워요"..쌀 재고 증가에 농민 '시름'

"풍년이 두려워요. 국민들이 밥을 많이 먹었으면 좋겠어요"
소비량 감소로 쌀 재고량이 증가하면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4일 경기도와 경기농협지역본부에 따르면 농협이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 판매한 쌀은 9만1천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만9천t보다 23.5% 감소했다.

이에 따라 도내 쌀 재고량은 같은 기간 2만6천여t에서 5만1천여t으로 2배까지로 늘어났다.

또 재고량이 증가하면서 전국에서 '최고 쌀'로 평가받아 온 경기미의 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 출하가격도 지난해 7월 20㎏당 5만1천여원에서 최근 4만5천여원으로 10%이상 떨어졌다.

더욱이 조만간 햅쌀이 본격 출하될 경우 재고 쌀의 가격은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이 경기미 재고량이 올들어 크게 증가한 것은 지난해 풍년으로 쌀 생산량이 평년보다 15% 늘어난 상태에서 대북 쌀 지원 사업 중단과 국민의 소비량 감소 등 때문으로 농협은 분석하고 있다.

국민들의 1인당 쌀 소비량은 1995년 106.5㎏에서 지난해 75.8㎏으로 크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도와 농협은 이에 따라 이달부터 햅쌀이 본격 출하되는 11월 이전까지 재고량을 최대한 소진시키기 위해 대형 할인 매장 등을 통한 대대적인 경기미 판촉전을 전개하기로 했다.

판촉전에서는 쌀을 시중가보다 10~20% 할인 판매하는 것은 물론 구매 고객에게 사은품도 증정하고 떡 등 다양한 쌀 가공식품 시식회도 함께 열릴 예정이다.

도는 이와 별도로 쌀 가공식품 개발 및 판매 등을 통한 쌀 소비 촉진 대책을 마련, 시행해 나가기로 했다.

도는 조만간 KTX 광명역사에 경기미로 만든 떡 판매코너를 설치, 운영하고 군부대와 각급 학교에 간식용 떡 공급을 확대하며 쌀국수와 막걸리 등 쌀 가공식품 수출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재 미국, 일본, 호주, 러시아, 유럽 국가 등과 쌀국수, 쌀막걸리 수출 협의를 진행 중이다.

도는 쌀 가공업체들의 시설 및 포장디자인 개선을 지원하고, 밀가루를 쌀가루로 대체하기 위한 홍보활동도 강화할 계획이다.

도는 지난해 말부터 인천공항.김포공항 면세점에서 선물용 경기떡을 판매하고 있으며 스타벅스 매장을 통해서도 쌀 가공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농산물 시장 개방 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이 최근쌀 판매 부진으로 이중고를 겪으면서 '차라리 흉년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경우까지 나오고 있다"며 "도는 쌀 소비량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