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쌀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농협중앙회를 통해 시중 쌀 10만t을 매입한다.
정부는 11일 국무회의를 열고 쌀 가격 안정을 위해 농협중앙회가 24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농업인 및 지역농협이 갖고 있는 2008년산 쌀 10만t을 매입하기로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농협을 통해 시중 쌀을 매입하는 것은 2005년 이후 4년 만이다. 당시에도 쌀 생산이 많아 9만1000t을 사들였다.
매입 가격은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결정된다.
이번에 매입한 쌀은 군대나 학교 등 공공용으로 공급하는 데 쓰이고 시장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매는 최대한 자제할 방침이다. 다만 공공용으로 쓰고 남은 물량은 수급 상황을 보고 처리하기로 했다.
매입 비용은 농협이 부담하지만 추후 쌀 가격이 떨어져 손실이 생길 경우 일정 부분은 정부가 보전해주기로 했다. 매입에 소요될 비용은 1700억원가량으로 추산됐다.
정부가 농협을 통해 시중 쌀을 사들이기로 한 것은 쌀이 남아돌면서 쌀값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록적인 대풍작으로 시장에 물량이 넘치는 반면 쌀 소비는 줄면서 쌀 재고량이 늘고 있다.
그 결과 산지 쌀값은 작년 수확기 이후 계속 떨어져 8월 5일에는 작년 수확기 대비 6.0%(80㎏당 9688원)까지 하락했다.
정부는 또 올해 수확기 공공비축미곡을 37만t으로 확정하고 9월 2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매입하기로 했다. 매입량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권장하는 '연간 소비량의 17%'를 기준으로 책정했다.
매입 방식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다. 논에서 갓 수확해 수분 함량이 25%가량인 물벼(산물벼)는 농가 편의를 위해 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 등을 통해, 이를 말려 수분 함량을 15% 이하로 낮춘 건조벼(포대벼)는 농가에서 직접 사들인다.
매입 가격은 올해 10∼12월 중 산지 쌀값의 전국 평균가격을 따르게 된다. 단, 일단 작년 가격을 기준으로 지급(포대벼 1등급 40㎏ 4만9020원)한 뒤 추후 평균가격이 산출되면 정산한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잉여물량 매입으로 쌀 가격의 하락 추세가 진정되고 금년 가을 수확기 쌀 가격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