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풍년의 영향으로 쌀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3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쌀 80㎏의 산지가격은 지난달 25일 기준 15만8672원으로 작년 수확기인 10∼12월의 평균 16만2416원에서 2.3% 하락했다.
하락 폭은 크지 않지만 문제는 쌀의 수급 특성상 수확기를 지난 1∼8월은 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쌀값이 오르는 이른바 '단경기(端境期)'라는 점이다.
통상 쌀값은 추수기에 연중 최저 수준을 보이다 이듬해 수확 직전 가장 높이 올라간다. 따라서 쌀값이 올라야 하는데 오히려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전년 상황과 비교하면 두드러진다. 작년 5월 25일 쌀 80㎏의 가격은 15만8540원으로 올해 같은 시기와 비슷하지만, 그 전해 10∼12월의 쌀값은 15만196원이었다.
반면 쌀 재고는 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4월 말을 기준으로 올해 전국 산지 유통업체인 미곡종합처리장(RPC)의 재고는 1년 전보다 40%가량 많다"고 말했다.
쌀값 하락의 근본 원인은 지난해 풍작으로 공급이 늘었기 때문이다. 쌀 농가는 대부분 수확 직후 쌀을 유통업자에 넘기기 때문에 당장은 피해가 없다. 그러나 가격 하락세가 지속하면 올해 추수기 때 유통업자들이 매입가격을 낮춰 농가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농식품부는 이 때문에 정부 비축물량 방출을 중단했다. 이 관계자는 "작년에 쌀 생산량이 많아 가격 하락을 어느 정도 예상했다"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