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반군들에게 납치 되었던 우리 국민들이 풀려나게 되어 든 사람이 기뻐하고 있다. 무자비한 탈레반 반군들을 만족시키고 그들이 인질을 풀어 줄 마음이 생기게 하기까지에 정부 관계자들의 노고가 컸을 줄 믿는다.
그러나 이번 인질사태 해결 이후에도 계속 남게 되는 문제점들을 잘 결해서 불길한 여진을 없애도록 해야 한다. 정부가 직접 나서서 다른 나라의 합법적 정부도 아닌 자들과 협상을 한 점은 인질 상황이 급박하고 많은 사람들의 생사가 달린 일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하자. 그러나 국가와 같이 큰 직을 운영하려면 절대적으로 중요한 『원칙』을 깨게 되었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이번 정부는 다음 정부에게 커다란 짐을 안겨주게 되었다.
“정부는 인질범과 협상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여지없이 깨진 것이다. 독일 정부가 단호하게 직접협상을 거부하고 인질을 살해할 경우 주둔군을 증파하겠다고 한 점과 대비된다.
그동안 세계의 많은 테러 집단들이 그 명분이야 어쨌던 이번 협상의 진행과 결과를 주시해 왔고 이제 새로운 돈벌이가 생겼음을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이제부터 한국인들은 그들의 좋은 표적이 될 것이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치안이 불안하고 한국인들의 존재나 상품, 명성 등이 현지에서 반감을 사고 있는 나라에 여행할 때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아무리 테러가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수단이라고 하더라도 비 전투원인 종교인들을 납치해서 성직자를 사살하는 집단들이라면 비록 그들이 나머지 인질들을 풀어 주었다 해도 감사의 염을 가질 이유가 없다.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는 이슬람의 이름아래 비군사 비무장인 인질들을 살해 한 것이 이제 와서 마치 기독교를 전파 하는데 대항하는 정당한 이슬람의 자위행위인 것으로 호도하려는 저들의 저의는 지탄되어야 한다.
자신들의 목표였던 동료의 구출 때문에 납치 했다 하더라도 한국인을 그 대상으로 선택한 것은 잘못이고 그 잘못을 깨달았으면 즉시 풀어줘야지 왜 인질을 죽이는가. 결국 몸값을 받기 위해 더럽고 때묻은 손을 벌린 야비함에서 이슬람다운 미덕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이전에 본 영화에서, 물론 과장도 있겠지만 중세에 십자군과 싸운 아랍 이슬람의 왕은 페어플레이를 하는 멋있는 사람으로 그려졌다. 많은 관객들이 그동안 몰랐던 이슬람의 멋진 관대성에 감명을 받고 “코란”을 읽고 싶은 마음이 생겼던 것이다. 그러나 탈레반은 이번에 확실하게 그들이 이슬람의 이름을 빌렸을 뿐 그 정신과는 아무 연관도 없는 집단이라는 것을 온 세상에 알렸다.
국내 일부에서 탈레반 집단이 나머지 인질들을 풀어주었다고 아프가니스탄에 선교 봉사자들을 보낸 교회의 목사를 심하게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물론 현지에서의 안전 확보를 위해 세밀한 계획을 세우지 못한 점은 잘못했다 하더라도 선교대상을 아프가니스탄으로 했다는 것을 비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아프가니스탄이 위험지역이라고 해도 미군이 주둔하고 있고 현지 정부가 존재하는 나라인데 기독교인들이 선교를 위한 봉사활동을 하러 가는 것이 탈레반의 인질 살해보다 더 욕을 먹을 일은 아닌 것이다. 종교의 자유는 세계적으로 인정된 기본권이며 자신이 믿는 종교의 가르침에 따라 하려는 미래의 선교 봉사 활동까지 막을 수는 없는 것일 것이다.
이슬람이 한국에도 수 만명의 신도를 갖고 있듯이 아프가니스탄 사람도 기독교를 선택할 자유가 있어야 한다. 그런 기회를 원천봉쇄 해 보겠다는 탈레반의 생각이 그들의 한심한 수준을 대변해 준다. 이슬람은 원래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는 종교라고 하지 않던가.
또한 이번 인질 석방 교섭에서 돈이 지불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동안 거론되던 일인당 50만불보다 훨씬 적은 돈인 10만불에 합의 보았다고 하는 발표에 많은 사람이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대한민국의 정부가 아무리 급했다 하더라도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한다면 더 큰 것을 잃게 되는 것이며 그 자금의 조달도 문제가 될 것이다. 결국 돈은 선교단을 파견했던 그 교회와 그 교회가 속한 교단이 부담하는 것이 사리에 맞다. 정부도 그렇게 해야 이 같은 일이 재발되는 것을 줄일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모든 인질 구출 비용을 몇 년이 걸리던 받아내는 대신 선교활동의 지역적 제약 같은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향후 인질범들과는 협상을 하지 않을 것임을 다시 천명하여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 더욱 조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