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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효식품 예찬론자의 슬로푸드 건강법

빵, 치즈, 와인, 맥주, 청국장, 김치, 요구르트, 이 식품들의 공통점은 발효식품이다.

발효식품은 장 기능을 좋게 하는 정장작용이 탁월해 소화 흡수력을 높여주고 각종 성인병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켜준다고 알려져 있다.

또 식품이 발효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다양한 영양소는 음식의 깊은 맛을 더해주며 독특한 향을 내어 우리의 미각을 자극한다.

도서출판 전나무숲이 펴낸 '내 몸을 지키는 천연발효식품'은 에이즈 환자이며 미국 쇼트마운틴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는 저자가 10년에 걸쳐 진행해온 발효식품에 대한 개인적인 연구와 생생한 체험을 담은 자전적 기록이다.

이책은 김치, 피클 같은 채소 발효식품을 비롯 요구르트, 치즈 같은 유제품 발효식품, 맥주로 대표되는 곡물 발효 음료 등 다양한 세계의 천연 발효식품을 7가지로 나눠 설명하고 있다.

또한 이 책에 실린 100여 가지 발효식품 레시피는 대부분 저자가 직접 만들어 먹어본 것으로 발효식품에 대한 그의 열정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단순한 요리책이 아니다. 인류 역사와 함께 해온 발효식품의 문화적 의미와 발효식품의 원리를 밝혀낸 과학적 노력을 정리하고 발효식품의 식품 영양학적 가치를 규명하고 있는 문화 보고서이다.

발효식품 속에는 가공식품 속에서 그 활동이 억제되거나 완전히 사라지고 마는 다양한 미생물들이 살아 숨쉬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식품을 발효시키는 목적은 맛과 향, 저장성을 증진시키기 위한 것이며, 이러한 발효식품의 기능을 과학적으로 해석해내는 시도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발효식품은 미생물과 인간의 기술이 만난 것이다. 빵이나 치즈 같은 기본적 주식은 물론이고 초콜릿, 커피, 포도주, 맥주 같은 기호식품도 미생물이 들어가야 만들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발효식품은 장, 김치, 식초, 식혜, 술 등이 있으며, 서구적인 식습관의 유입으로 요구르트나 치즈 같은 유제품, 와인 등도 요즘 부쩍 인기를 끌고 있는 발효식품이다.

이 가운데 맥주가 다른 알코올 음료와 구별되는 것은 곡물을 발효시켜 만들기 때문이다. 맥주는 보리 외에도 밀, 옥수수, 쌀, 기장 같은 다양한 곡물을 발효시켜 만들 수 있다.

이책은 이런 발효식품은 인류의 역사와 문화 속에 존재하며 과학의 힘을 넣어 수수께끼 같은 비밀을 간직한 음식이라는 데 매력이 있다고 말한다.

이와함께 저자는 다양한 발효식품을 만드는 재료와 요리법도 설명하고 있어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재미도 제공한다.

저자는 이책을 통해 우리에게 일상생활에서 매일 다양한 발효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며, 획일화 규격화되는 식품산업의 폐해에서 벗어나 지역과 민족 고유의 음식문화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따라서 세계 음식문화와 식품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전나무숲 펴냄 / 산도르 엘릭스 카츠 지음 / 김소정 옮김 / 424쪽 / 1만4800원 / 02-322-7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