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채소에는 체내의 면역기구인 백혈구의 질을 높이고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예전에는 그런 효과가 녹황색 채소에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무나 양배추 같은 연한 색깔의 채소에도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채소를 즙으로 만들어 먹으면 한번에 많이 섭취할 수 있어 건강에 더욱 좋다.
백혈구 강화 암세포 사멸
정상세포가 암으로 발전하기까지는 변이세포에서 암세포로 이행하고, 분열·증식하는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암의 발병을 막으려면 이런 과정의 어딘가를 차단해버리면 된다고 생각해 왔다.
그렇지만 야마자키 교수와 연구팀은 암세포를 죽여서 제거하는 새로운 방법을 보여주었다.
그 기능을 좌우하는 것이 체내의 면역기구인 백혈구이다. 백혈구에는 림프구와 식세포가 있는데, 모두 세균과 바이러스, 그리고 암세포와 싸워 사멸시키거나 체내에 들어온 이물질(항원)에 대해 항체를 만들어내는 등 우리 몸을 지키는 활동을 한다.
만일 면역기구가 활동을 멈추게 되면 우리는 사소한 감염 따위로 죽을 수도 있다.
최근에 백혈구의 이와 같은 기능을 담당하는 중심물질이 미량의 사이토카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사이토카인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종양괴사인자(TNF)이다. 이 종양괴사인자야말로 암세포(종양)를 죽이는 물질이다.
채소, 면역력 강화 기능
야마자키 교수는 약학을 전공하면서 암세포를 죽이는‘종양면역’에 대한 연구를 오랫동안 지속해왔다. 그러던 중 이 분야의 한 연구 결과에 주목하게 됐다.
‘매일 채소를 먹는 사람은 먹지 않는 사람에 비해 암에 걸릴 위험성이 모든 연령층에서 80퍼센트 정도로 떨어졌고, 59세 이하에서는 반으로 줄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야마자키 교수 연구팀은 여러 가지 야채즙을 실험용 쥐에게 주고, 백혈구의 증강력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증류수를 마시게 한 실험용 쥐의 종양괴사인자 활성은 약 5로 나타난 데 반해, 무, 가지, 양배추의 즙을 마시게 한 쥐는 약 50으로 나타났다. 대략 10배 가량의 백혈구 증강력을 보여준 것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야채즙을 실험용 쥐에게 주사한 결과, 종양괴사인자의 활성치가 1000까지 상승한 것이다. 야채즙 3마이크로리터를 주사했을 때는 항암제와 비슷한 효과를 나타낸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이 실험을 통해 채소를 많이 먹으면 암을 죽일 수 있는 힘을 가진 백혈구의 기능이 활성화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카로틴이 많이 함유된 녹황색 채소의 다양한 효용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무나 양배추 같은 연한 색깔의 채소도 암 억제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다.
다양한 채소 섭취 야채즙 좋아
백혈구를 강화시키는 야채의 효능은 날것이든 삶은 것이든 같다. 그러나 생야채는 부피가 커서 많이 먹기에는 아무래도 무리가 있다.
이럴 때는 조리를 하거나 믹서기에 갈아 주스로 만들면 부피가 줄어들어 많이 섭취할 수 있다. 한번에 다양하게 대량으로 섭취할 수 있는 혼합 야채즙은 그야말로 제격이다.
야채를 매일 균형있게 섭취하면 백혈구의 기능이 좋아져 암뿐 아니라, 고혈압이나 당뇨병, 동맥경화와 같은 생활습관병에서도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야채에도 궁합이 있다>
오이와 당근에는 비타민 C 파괴 효소인 아스코르비나제가 들어있다. 따라서 다른 채소와 함께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꼭 같이 먹고 싶다면 오이에 식초나 레몬즙을 조금 넣으면 아스코르비나제의 활동을 억제할 수 있다.
그런데 당근은 약간 다르다. 식초를 넣으면 비타민 C의 손실을 막을 수는 있지만, 당근의 베타카로틴을 파괴하므로 좋지 않다. 따라서 당근에 함유된 아스코르비나제의 활동을 억제하려면 익혀서 먹는 것이 좋다.
(자료제공=도서출판 전나무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