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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술,옻 먹이고..이색 웰빙 고기 '열전'

"감, 옻나무, 유채기름, 술...심지어 뱀까지?"

이색 사료를 먹인 '기능성 고기'가 지역 축산 업계에서 화제다. 각 지역의 건강 특산물을 고기의 브랜드로 연결시킬 수 있어 '웰빙'을 찾는 요즘 소비자들을 공략하기에 제격이다.

28일 축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북 상주에서는 감 껍질을 먹인 특산 소인 '감 먹는 한우(상감한우)' 한 마리가 일반 육우(肉牛)보다 약 300만원이 비싼 1000만원에 팔렸다.

곶감 산지인 상주에서 농민들이 감을 말리기 전에 깎아 버리는 감 껍질을 소 먹이로 개발해 '뜻밖의' 히트 상품을 낳은 것. 일반 한우보다 기름이 단백하고 인기 부위인 등심의 단면적도 넓다는 것이 농민들의 설명이다.

경기도 가평에는 옻나무로 키운 한우가 유명하다. 옻나무를 쪄서 독기를 없앤 뒤 톱밥으로 갈아 일반 곡물과 섞어 4개월 동안 먹인다. 옻의 항암성분이 녹아 있고 육질이 부드러워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다고 한다.

유채기름(카놀라유)을 먹인 돼지도 나왔다. 제주도 북제주군의 돈육 브랜드인 '제주유채꽃 도새기'가 그 주인공.

돼지 사료에 열량 보충용으로 넣는 동물성 지방을 제주 특산물인 유채기름으로 바꾼 것이 핵심. 광우병 파동으로 가축에게 동물성 사료를 먹이는 것이 해롭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대박'을 쳤다.

강원도 홍천에는 '술 먹은 한우'가 명물이다.

인근 맥주 공장에서 나온 술찌꺼기를 곡물과 섞어 발효시킨 '알콜 사료'를 먹여 고기에 누린내가 적다고 한다. 술 사료가 소의 식욕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어 일반 한우보다 더 잘 먹고 체격이 큰 것도 특징.

건강 미네랄 성분이 포함된 암석을 먹였다는 '문경 약돌 돼지'도 인기다.

경북 문경에서만 난다는 특산물인 '거정석'을 갈아 먹여 고기에 항암 및 해독 성분이 들어 있다는 것이 사육 농가 측의 설명이다.

뱀 먹은 닭고기도 있다. 지리산 뱀사골 근방 농가에서 사육되는 '뱀 닭'은 독사, 능구렁이, 꽃뱀 등을 고아 만든 특제 사료로 큰다. 여름에는 뱀을 썩일 때 나오는 구더기도 먹인다.

결핵 환자의 기력을 보충할 때 쓰던 민간 요법이 닭고기 브랜드로 재탄생한 것으로 폐병과 폐암에 좋다는 소문에 현재 한 마리당 20여만원의 고가에 팔린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