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의 섬' 제주에서 과실 속이 노란색을 띠는 참다래인 '골드키위'가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전망이다.
제주에는 뉴질랜드 제스프리 인터내셔널이 3년 전부터 도내 농가를 대상으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골드키위를 생산하는 가운데 최근 농촌진흥청 난지농업연구소가 새로운 품종의 골드키위를 개발, 실증재배에도 성공하면서 농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열매의 속이 노란색을 띠는 '골드키위'는 세계적 유통망을 갖춘 제스프리사로부터 묘목을 공급받고 OEM방식으로만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 일본 등지에서 재배돼 왔으나 이번 농진청의 신품종 개발로 제스프리의 세계시장 독점체계가 무너지게 됐다.
농진청 난지농업연구소는 수입산 참다래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97년부터 야생다래의 유전자원들을 해마다 10여개씩 조합하는 등 각고의 연구끝에 지난 2003년 당도가 높고 과육이 밝은 황색을 띠는 신품종을 개발, 제주농업시험장의 이름을 딴 '제시골드'란 이름으로 농림부 종자관리소에 품종등록을 마쳤다.
이 연구소는 이후 묘목을 도내 7농가에 보급해 3년간 실증시험 재배한 결과 외국산 골드키위(제주 OEM 포함)와 견주어 결코 뒤지지 않는 경쟁력 높은 토종 골드키위를 생산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특히 토종 골드키위는 과일 1개당 무게가 평균 100g, 최고 180g까지 나가는 등 열매가 크고 당도가 14.5∼16.4브릭스(노지감귤의 당도는 평균 10브릭스)로 아주 달며 식미감이 좋은 것으로 평가됐다.
대구지역 B유통은 지난 10일 토종 골드키위 재배농가를 방문해 '제시골드'의 상품성을 조사한 결과 "색깔이 황금빛으로 선명한데다 과육은 씹히는 맛이 있어 시장에서는 제스프리사 것보다 호평을 받을 것"이라고 말해 농가들의 기대를 부풀게 했다.
연구소는 수확 2년차 묘목에서 생산된 수량이 10a당 3천㎏으로, 성목이 됐을 때는 외국품종보다 많은 4000∼4500㎏의 수확이 가능하고, 가격은 일반 그린키위보다 30∼40% 높아 '제스프리 골드'의 시장가격과 거의 비슷하게 형성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때문에 새로 개발된 토종 골드키위가 한때 '대학나무'로까지 불렸으나 최근 과잉생산에다 수입개방 압력 등으로 위기에 놓인 감귤의 역할을 대체하는 할 수도 있다는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지난 2002년 제스프리사가 'HORT 16A'라는 독보적(?) 품종의 골드키위에 대해 제주에서 OEM재배를 들어가면서 품종보호를 위해 일부 농가만을 선별하는 바람에 상당수 재배희망 농가들이 신청에서 탈락해야 했던 뼈저린 아픔 등을 감안하면 충분히 예견이 가능한 상태다.
또 국내 골드키위 시장의 경우 생산량이 소비량의 절반에 못미치고 있고, 우수한 품질로 인해 외국의 수출시장 개척도 충분히 가능한 하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농가들은 "제주도 당국이 토종 골드키위를 감귤을 대체하는 작목으로 육성 보급하면서 재배 초기에는 비가림하우스 등의 과중한 시설비용을 저리융자 지원하고 시장 유통망조직에도 적극 관여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제주지역에서는 188.6㏊(306농가)의 면적에 참다래가 재배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골드키위(OEM)는 100㏊(130농가)에 이르고 있다.
한편 감귤과수원은 1998년 2만5860㏊(3만6211농가)를 정점으로 지난해 말에는 2만1430㏊(3만655농가)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