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최근 농림축산식품부 특별감사에서 드러난 공금 낭비 및 배임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인적 쇄신을 포함한 고강도 혁신안을 내놨다. 경찰이 농식품부의 수사 의뢰를 받아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지 하루 만이다.
‘황제 출장’ 논란에 고개 숙인 강 회장...“초과 비용 전액 환입”
강 회장은 13일 사과문을 통해 “농식품부 특별감사 결과 발표 이후 국민과 농업인 여러분으로부터 엄중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음을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특히 논란이 됐던 해외 출장비 과다 집행과 관련해 강 회장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1일 숙박비 한도(250달러)를 초과해 집행된 비용은 전액 환입 조치하고, 관련 제도와 절차를 전면 재정비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농식품부는 강 회장이 해외 출장 당시 1박에 200만 원이 넘는 스위트룸에 투숙한 사실 등을 확인한 바 있다.
농민신문 회장직 등 겸직 내려놔...전무 등 수뇌부 ‘사임’
강 회장은 중앙회장의 권한을 분산하고 인적 쇄신을 단행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관례에 따라 겸직해 온 농민신문사 회장직과 농협재단 이사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인사를 포함한 경영 전반은 사업전담대표이사에게 맡기고, 회장 본연의 책무인 농업인 권익 증진 활동에만 매진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농협중앙회 전무이사, 상호금융대표이사, 농민신문사 사장 등 주요 수뇌부도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 강 회장은 “단순한 위기 수습에 그치지 않고 뼈를 깎는 쇄신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농협개혁위원회’ 설치...지배구조 손본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외부 주도의 혁신 기구도 출범한다. 강 회장은 법조계, 학계, 시민사회 전문가들로 구성된 ‘농협개혁위원회’를 구성해 ▲중앙회장 선출방식 ▲지배구조 ▲조합장 선거제도 등 구조적 문제에 대한 개선 과제를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농식품부가 운영할 ‘농협개혁추진단’과 발맞춰 개혁의 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농정 대전환 동참…“돈 버는 농업으로 본연 회복”
강 회장은 사과문에서 정부의 농정 대전환 정책에 적극 동참하며 농협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그는 농산물 유통구조 개혁과 스마트농업 확산, 청년농업인 육성, 공공형 계절근로사업 등 농정 핵심 과제와 농협 사업을 연계해 농업·농촌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여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농업인의 생산 활동이 실질적인 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이른바 ‘돈 버는 농업’으로의 전환 속도를 높이겠다며, 농협의 금융·유통·지원 역량을 농업인 소득 안정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농협은 지난 65년간 농업·농촌과 농업인을 위해 노력해 왔지만,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농업·농촌과 농업인의 삶을 지키는 본연의 역할에 더욱 충실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협동조합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 ‘전방위 압박’...금품 수수 의혹까지 산넘어 산
강 회장의 사과와 혁신안 발표에도 불구하고 농협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는 더욱 짙어지는 모양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전날 농식품부로부터 배당받은 ▲임직원 형사 사건 변호사비 공금 지원 의혹(약 3억 2천만 원) ▲해외 출장비 배임 의혹 등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특히 경찰은 이와 별개로 강 회장이 2024년 회장 선거 출마 당시 용역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농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혁신안이 경찰 수사의 칼날을 피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강 회장이 약속한 ‘뼈를 깎는 쇄신’이 실질적인 지배구조 변화로 이어질지, 아니면 수사 결과에 따라 더 큰 위기에 직면할지, 농협 개혁의 향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