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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2년 연속 과일 1위 자리 내줘…‘금사과’ 된 이유는

2024년 성인 과일 선호도 조사…수박 12.8%로 1위, 사과는 12.6%
가격 올라 소비 주춤…딸기·수박 선호도 상승에 ‘체감 인기’ 역전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국민 과일로 불리던 사과가 지난해부터 ‘과일 1위’ 자리를 내주고 있다. 품목별 선호도 조사에서 사과는 수박과 딸기 등 계절 과일에 밀리며 2위로 내려앉았고, 고물가 영향으로 ‘금사과’라는 신조어까지 생길 만큼 가격 부담이 커졌다.

 

2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2024 식품소비행태조사 기초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성인 소비자 선호 과일 1위는 수박(12.8%)으로 나타났다. 사과는 12.6%로 근소한 차이로 2위에 머물렀고, 딸기(8.4%), 복숭아(8.0%), 포도(7.3%) 등이 뒤를 이었다. 사과는 2019년만 해도 16.2%로 1위였지만, 이후 점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청소년 선호 과일 조사에서도 사과는 4위(8.8%)에 그쳤다. 딸기(11.3%), 수박(10.8%), 포도(9.3%)가 상위를 차지해, 전 연령대에서 사과의 체감 선호도가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한편, 가격은 반대로 가파르게 올랐다. 2024년 3월 이른바 ‘금사과’ 파동 당시 사과 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88.2%를 기록했고, 대형마트에서는 개당 5000원, 백화점에선 개당 1만5000원을 넘기며 소비자 체감 물가를 자극했다.

 

올해 6월 현재도 사과 중도매 가격은 10kg당 8만4646원으로 평년 대비 약 35% 급등한 상태다. 재배면적 감소(전년 대비 -0.6%)와 더불어 국내 재배의 58%를 차지하는 경북 지역의 대형 산불 피해가 수급 불안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경북도에 따르면 산불 피해 과수원 면적은 전국 사과 재배면적의 10%에 달하는 3386ha로 잠정 집계됐다.

 

사과 생육 또한 저온과 일조량 부족으로 평년보다 7일 이상 지연된 상태다. 다행히 수정 이후 착과량은 양호하지만 해거리와 병해충 발생 위험, 우박 피해 가능성 등 생산 변수는 여전히 크다.

 

소비 행태 역시 변화 중이다. ‘주 1회 과일 구입’이 전체의 55.0%로 가장 많았으며, 1인 가구의 주 1회 이상 조달 비율은 49.5%로 다른 가구보다 낮았다. 과일 구입 형태로는 ‘소포장’이 52.9%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지만, 물가 부담으로 ‘벌크 구매’가 전년 대비 5.4%p 증가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사과 생육이 점차 회복세에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우박과 조기낙과, 부란병 등 병해충 리스크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사과는 여전히 영양 면에서 우수한 대표 과일이지만 고물가와 소비 트렌드 변화 앞에서 시장 내 입지는 예전 같지 않다. 생산량 회복뿐 아니라 가격 안정, 품종 다양화 등 체감 소비를 반등시킬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