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두경화유의 고소한 맛 상실·원가 인상 ‘부담’
“드레싱용으로 튀김에는 부적합 ” 전문가 지적도
웰빙바람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치킨업체들이 닭을 튀길 때 사용하는 기름을 고급유로 바꾸며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그간 대두경화유를 사용해 오던 업체들이 최근 올리브유나 팜유 등 비교적 몸에 좋다고 알려진 기름으로 바꾸기 위한 준비에 한창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두경화유는 액상인 콩기름에 수소를 첨가해 경화한 것인데, 경화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트랜스 지방산이 동물성 지방산보다 인체에 해롭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이에 따라 대두경화유를 사용해 오던 업체들이 기름을 바꾸기로 한 것.
국내 최대 치킨 프랜차이즈인 BBQ는 업계 최초로 대두경화유에서 올리브유로 바꾸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리브유는 최근 지중해식 식사가 건강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대표적인 웰빙 식품으로 뜨고 있는 기름.
올리브유에는 항산화 작용을 하는 토코페롤이 들어 있어 기름이 산화되는 것을 막아주고, 대두유나 옥배유에 비해 단순 불포화 지방산 함량이 월등히 높기 때문에 콜레스테롤의 체내 흡수를 억제해 심장질환 예방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지업계에 따르면 웰빙열풍으로 인해 올리브유 시장은 2003년 250억원 규모에서 2004년 800억원으로 급성장했고 올 해는 15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BBQ가 올리브유를 도입하면 브랜드 이미지 개선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올리브유를 사용하는 것은 BBQ 입장에서 보면 큰 모험인 셈.
BBQ는 기존의 치킨과 다른 고소한 맛이 특징이었는데 그 비결이 바로 대두경화유였던 것. 하지만 올리브유를 사용할 경우 특유의 고소한 맛이 사라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리브유의 가격이 대두유에 비해 4~5배 가량 비싸다는 것이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치킨 가격에서 차지하는 기름의 비율이 4%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치킨 가격을 1500~2000원까지 올려야 하는 부담이 발생한다. 또한 올리브유가 튀김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지업계 전문가들도 이를 튀김용으로 사용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올리브유로 치킨을 튀긴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불가능하다고 할 순 없지만 향, 발연점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두경화유를 사용하던 다른 업체들도 팜유로 전환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급유로 바꾸기 위한 준비는 지속적으로 했지만 가격대가 맞지 않아 쉽게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반면 팜유는 비교적 가격에 대한 부담이 적어 사용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두유를 사용하고 있는 기존 치킨업체들도 BBQ 등 선두업체들이 고급유로 전환할 경우 시간이 걸리겠지만 따라갈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뜻을 밝혀 치킨업계에 고급유 바람이 불 전망이다.
이승현 기자/tomato@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