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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밀 남아돈다

우리밀이 계속 남아돌고 있다.

소비부진 탓도 있지만 적정한 소비량을 감안하지 못한채 생산조절에 실패한 탓도 크다.

최근 농림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생산된 우리밀은 총 3792㏊에 1만2623t으로 전년도 3221㏊, 1만11t보다 26% 늘었다.

이처럼 생산량은 크게 늘어난 반면 현재 국내 적정 소비량은 연간 6000~7000t 수준이어서 거의 곱절이나 많이 생산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현재 우리밀을 전담 수매하는 농협의 경우 지난해 수매한 물량 4933t 이 고스란히 남아있으며 전년도에 수매한 우리밀 4000여t도 재고로 남아 있어 무려 9000여t의 우리밀이 창고에서 계속 쌓이고 있다.

지난해보다 생산량이 다소 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해 햇밀도 이달 말이나 6월초부터 나오면 몽땅 재고량으로 잡아야할 상황이다.

지난해 총 980t의 우리밀을 수매한 한살림경남본부는 현재 적정 소비기간이 7월 정도까지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남는 물량이 330t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고가 가득 쌓일 상황이지만 올해 6월 수매하기로 한 계획분이 1040t이어서 걱정이 태산이다.

우리밀을 원료로 각종 식품을 가공, 판매하는 업체들도 소비부진으로 매출이 급감해 일부 업체는 도산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따라서 우리밀 생산자가 많고 우리밀살리기운동을 시작했던 한살림 조합원 등을 중심으로 우리밀가루 1봉씩 더 소비하기운동 등 적극적인 소비촉진을 펼치기로 했다.

우리밀은 1984년부터 정부수매가 중단됐으며 92~98년 민간차원인 우리밀살리기운동본부가 수매를 부활했지만 IMF이후 어려움을 겪어 1999년부터 농협이 거의 우리밀 수매를 맡고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우리밀에 비해 수입밀이 4~5배나 싸 가격 경쟁력이 월등한데도 적정한 소비량을 감안하지 못한 수급판단으로 재고량은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황순국 기자/hope@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