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기온, 난방시설, 바이러스 등 원인
최근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예년과는 달리 학교급식에서 식중독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학교급식에 때 아닌 적색경보가 내려졌다.
11월 22일 전주 서천초(30여명)를 시작으로 25일 제주 제일고(180여명), 26일 충주 교현초(160여명), 27일 천안 쌍용고(90여명), 30일 전주 전주여고(50여명), 12월 1일 순천 강남여고(110여명)까지 11월 말과 12월 초에만 모두 6곳에서 식중독과 세균성이질로 인해 620여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최근 5년 동안 11월의 식중독 발생건수는 99년 5건, 2000년 2건, 2001년 3건, 2002년 2건, 2003년 2건으로 평균 3건이 채 안되는 것에 비해 올 11월에는 모두 9건의 식중독이 발생해 3배이상 증가했다.
이같이 겨울 식중독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비교적 따뜻한 날씨와 난방시설의 현대화로 인한 세균 서식지 증가, 바이러스성 식중독의 증가 등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급식 종사자들이 날씨가 추워졌다고 위생관리에 대해 방심하고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바이러스성 식중독은 바이러스의 특성상 기온과 환경에 영향을 적게 받고, 변이를 통해 환경에 적응한다는 점에서 겨울 식중독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게다가 바이러스를 검사할 수 있는 보건환경연구원은 전국에 2곳 밖에 없으며, 항생제로 치료가 되지 않으며 아직까지 백신을 개발하지 못한 상태이다.
작년에만 13건의 식중독을 발생시킨 노로바이러스는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식품이나 음용수를 섭취하거나 물건을 만진 손으로 입을 만졌을 때, 질병이 있는 사람을 간호하거나 식품, 기구를 함께 사용했을 때 감염된다. 특히 물을 통해 많이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식중독의 원인을 밝히지 못한 경우는 대부분 바이러스로 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겨울 식중독이 이같은 원인으로 발생했다면 앞으로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하며 “지금까지 발생한 식중독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진행 중이고 결과에 따라 내년도 식중독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겨울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한 특별한 방법은 아직까지는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식약청 관계자는 겨울 식중독이라고 해서 다른 예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고 가장 기본적인 철저한 손씻기와 음식물 익혀먹기, 물 끓여먹기 등을 우선적으로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설사증상이 있는 조리원은 절대 급식에 참여해선 안되고, 지하수를 식수로 사용하는 것은 가급적 피하며, 정수기를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지하수에는 바이러스나 세균이 있을 경우가 많고, 바이러스는 정수기로 걸러지지 않으며, 세균도 필터를 자주 갈아주지 않으면 필터에서 증식돼 더 큰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식약청은 관련 협회와 교육부, 지자체 등에 ‘겨울철 식중독의 예방에 만전을 기해 달라’는 내용의 협조공문을 보내 주의를 환기시켰으며, 특히 급식종사자들은 식중독이 언제나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겨울이라고 방심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승현 기자/tomato@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