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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 시대] 경력단절 엄마에서 창업가로...꿈 이뤄준 '공유주방'

대한민국 제1호 고속도로 휴게소 ‘공유주방’ 오픈 본격 영업 시작
1개 주방을 2명 이상 사업자 공유...초기 조리시설 구입비용 절감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 "설레이는 기분이 제일 컸어요. 낮에는 육아 때문에 시간이 안나고 저녁 시간에 짧게 할 수 있는 일자리가 있을까하고 찾다가 지원하게 됐습니다." (제1호 공유주방 사례자 변혜영 사장/출산 후 경력단절된 4살 아이 엄마)


# "초기 투자비용이 적은 장점으로 창업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국내 최초로 시행되는 샌드박스 공유주방 사업에 참여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제1호 공유주방 사례자 엄태훈 사장/핸드드립커피전문점 사장장 꿈꾸는 대학 4학년 학생)


이들은 공유주방 시범사업 제1호인 '고속도로 휴게소 공유주방'을 통해 초기 시설투자비용 부담 없이 창업을 이룬 사례로 20일 '서울만남의광장휴게소'와 '안성휴게소'에서 오픈식을 갖고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공유주방은 1개의 주방에서 2명 이상의 사업자가 영업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정부는 그간 1개 주방을 여러 사업자가 함께 사용하면 교차오염으로 인한 식중독 등 발생 우려 등을 이유로 1개의 주방에 1개의 영업만 가능하도록 해왔다.

그러나 숙박공유.승차공유 등 공유경제가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면서 여러 창업자가 함께 사용하는 공유주방도 공유경제의 일환으로 떠올랐다. 


이에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휴게소 공유주방 사업을 규제특례심의위원회에 신청, 최종 심의를 통과함에 따라 식품분야에서 승인된 첫 번째 규제 샌드박스 사례가 됐다.

이번에 추진하는 공유주방 시범사업은 ‘서울만남의광장휴게소’와 ‘안성휴게소’ 2곳으로 앞으로 2년 동안 공유주방에 대한 영업신고 규제특례를 적용받게 된다.

주간(08시~20시)에는 휴게소 운영업체가 영업하고 야간(20시~24시)에는 동일한 주방 및 조리시설을 이용해 창업자가 운영한다.

공유주방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비용 절감 효과다. 조리시설이 갖춰진 주방을 이용하므로 초기 조리시설 구입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실제 호두과자.핫바 등을 판매하는 서울만남의광장휴게소 제1호 공유주방 사례자 변혜영 사장은 초기 시설투자비용 4600만원을, 핸드르립커피와 핫바를 판매하는 안성휴게소 제1호 공유주방 사례자 엄태훈 사장은 650만원 절감했다.

또한 창업자는 공유주방을 함께 이용하면서 기존 영업자의 영업관리 노하우 및 식품안전 기술을 습득하는 테스트 베드로 활용도 가능하다.


공유주방 오픈 첫날 반응은 일단 성공적이다.

서울만남의광장휴게소 창업자 변혜영 사장은 "무엇보다 셀레이는 기분이 제일 크다"며 "4살 아이를 둔 엄마인데 낮에는 육아 때문에 시간이 나지를 않고 저녁 시간에 짧게 할 수 있는 일자리가 있을까하고 찾다가 한국도로공사의 공모를 보고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성휴게소 창업자 엄태훈 사장은 "커피에 관심이 많아서 까페 창업이 꿈이었는데 한국도로공사에서 나이트카페라는 좋은 기회에 선발돼 초기 투자비용이 적은 장점으로 창업을 시작 할 수 있었다"며 "직접 스페셜 티를 선별해 핸드드립방식으로 고객에게 차별화된 커피의 맛을 제공하는 것이 큰 목표"라고 각오를 전했다.


소비자 역시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서울 번동에 사는 박정오 씨는 "휴게소에 야간에 따뜻한 음식을 파는 곳이 잘 없어서 편의점을 주로 이용했었다"며 "밤에 오늘처럼 따뜻한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앞으로 자주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던 안전관리에 대해 박인선 한국도로공사 수도권본부 차장은 "나이트 카페가 식품위생법상 규제특례를 받은 매장인 만큼 위생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식약처가 제공한 위생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두 사업자간에 인수인계를 철저히 해서 위생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이날 한국도로공사 서울만남의광장 휴게소에서 개최되는 제1호 ‘공유주방’ 오픈식에 참석해 공유주방 신규 창업자들을 격려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안전한 식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당부하는 의미로 식약처장과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함께 창업자에게 위생복과 위생모를 선물하고 사업 성공을 기원하기 위해 제품을 구매해 시식하기도 했다.

이의경 식약처장은 “이번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식품 안전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식약처도 공유주방이 성공할 수 있도록 매월 관할 지자체와 위생지도 및 운영상의 애로사항을 파악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