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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충우 칼럼] 식품 속에 숨어 있는 ‘적’과의 전쟁

신충우
BT&IT 칼럼니스트
식품분야에 주목되는 사건이다. 표면적으로는 국산콩의 허위표시를 가려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면을 들여다 보면 ‘식품 속에 숨어있는 인체에 해로운 적’을 찾아내는 진실게임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해 진위가 가려진 풀무원과 한국소비자보호원간의 분쟁이 바로 이 사건이다.

이 분쟁은 일명 ‘GMO(유전자 재조합) 두부파동’으로 소보원이 1999년 국산콩만을 사용한다는 두부에서 수입콩에서만 나오는 GMO 성분이 검출됐다고 발표하자 업계 대표라 할 수 있는 풀무원이 106억원대의 소송을 제기하면서 비롯됐다. 소보원의 판정승으로 이 사건은 결말이 났지만 장기간에 걸친 공방이 말해주듯 풀무원측도 이에 대해 할 말이 많을 것이다.

우리가 먹는 식품 속에는 아직 그 정체가 무엇인지도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보이지 않는 적’들이 많다. 식품에 붙어 있는 항생물질 내성균, 농약 묻은 콩나물, 납 성분의 해산물, 각종 보존료와 색소가 들어간 온갖 가공식품에다 플라스틱 용기에서 우러난다는 내분비계 장애물질
(환경호르몬)까지. 여기다 'GMO-두부파동'과 같이 GMO 농산물의 유해성 여부에 관해서도 논란이 분분하다.

이것들은 식중독처럼 당장 문제를 일으키진 않지만 오랜 세월에 걸쳐 서서히 인간의 건강과 생존을 위협하므로 더욱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

체내에서 정상적인 호르몬의 작용을 방해함으로써 생식기능 이상, 면역기능 저하 등을 일으킬 뿐 아니라 다음 세대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플라스틱 용기에서 나오는 비스페놀 A나 쓰레기 소각시 배출되는 다이옥신 등이 대표적으로 알려져 있으나, 중금속, 농약, 강력 세척제에 든 노닐페놀류와 각종 환경오염물질도 내분비계 장애 작용이 있는 것으로 동물실험 결과 밝혀졌다. 사람에게도 비슷한 유해 작용을 일으킬 확률이 높다.

가공식품의 섭취가 증가하면서 식용 색소나 보존료 등 각종 식품첨가물의 섭취 또한 늘고 있다.

물론 식품 첨가물에 대해선 섭취 허용량 등이 법적으로 규제돼 있지만, 문제는 우리가 그 첨가물 한 가지만 섭취하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첨가물을 복합적으로 섭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러 가지 식품첨가물을 복합적으로 섭취했을 때 나타나는 총체적인 결과에 대한 안전성 연구는 아직 없다. 현재로서는 가급적 가공식품의 섭취를 줄여 나가는 게 이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길이다.

최근 국내에서 사용하는 농약은 독성이 약한 데다 햇빛 등에 의해 쉽게 분해되는 것이 많아서 국내 농산물을 통해 잔류 농약을 섭취할 가능성은 예전보다 크게 감소했다. 그러나 독성이 강한 ‘값싼 농약’을 사용해 재배한 중국 농산물이 국내 식탁을 점령하고 있으며, 항생제를 먹여 닭이나 돼지, 물고기 등을 키우는 경우도 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들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일부 학자들은 항생제 내성이 증가한 이유가 항생제를 먹여 키운 어류나 축산물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보이지 않는 적’들에 대한 대처방법으로는 2가지가 있을 수 있다. 하나는 개인적인 방법이다. 편리하게 살려고 각종 기술과 화학물질을 음식에 도입하게 됐지만 그것들의 안전성은 아직 완전히 확보돼 있지 않다. 장기적 부작용에 대한 뚜렷한 근거도 없이 무작정 특정 식품의 식용을 금지시킬 수도 없는 만큼 현재로선 개개인이 먹거리에 관심을 기울이고 위험성이 있거나 의심스런 물질은 가급적 먹지 않는 것이 현명한 대처방법일 것이다.

그 다음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현재 법으로 정해진 규정만 제대로 지켜도 식품으로 인한 위험이 크게 줄어들 수 있으므로 정부는 식품 안전을 위한 감시와 감독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 결론이 난 'GMO-두부파동'이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다. 해당업체로서는 가슴아픈 사건이 되겠지만 업계 측면에서 보면 GMO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타산지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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