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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충우 칼럼] 만두업계 살리기에 동참하자

신충우
BT&IT 칼럼니스트
안타깝기 그지없다. ‘불량 만두소 사건’이후 만두가 팔리지 않는다 한다. 부도덕한 해당업체들뿐만 아니라 선량한 다른 업체들의 만두까지도 도매금으로 넘어가 업계 전체가 피해를 보고 있다. 못된 놈 옆에 있다가 날벼락을 맞은 꼴이다.

근무중 출출해 회사옆 분식점에 들려 만두를 주문했더니 그 사건이후 만두를 찾는 사람이 없어 취급을 안하니 다른 것을 들라고 했다. 만두는 서민들이 즐겨 찾는 애호식품이자 서민들의 생계를 유지하게 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동네 분식점에서 주로 취급하는 것이 만두와 라면인데 그 만두가 자취를 감춰 버린 것이다. 불경기에 만두파동까지 겹쳐 서민들의 고통은 이만 저만이 아니다.

만두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고려시대로 추정된다. 충렬왕 때의 고려가요 ‘쌍화점’의 첫 장을 풀이하면 “쌍화점(만두가게)에 쌍화(만두)를 사러 갔는데, 만두가게 주인인 회회아비(몽골인)가 손목을 잡더라. 이 소문이 밖에 나돌면 가게의 꼬마 심부름꾼 네가 퍼뜨린 것으로 알겠다. 소문이 나면 다른 여인들도 올 게 아니냐”는 뜻이다.
완성된 만두 모양이 한송이 꽃과 비슷하다 하여 조선시대까지도 만두를 ‘쌍화’라 불렀다 한다. 이로 미루어 고려시대에 이미 중국이나 몽골로부터 만두가 들어와 왕이나 서민 모두 즐겨먹은 것으로 보인다.

만두는 우리나라에 들어와 다양화되면서 전통음식이 됐다. 껍질의 재료에 따라 밀만두·어만두·메밀만두가 있고, 소의 재료에 따라 호박만두·고기만두·버섯만두·김치만두 등이 있다.

만두를 빚어서 국에 넣고 끓인 것은 만두국, 쪄서 국물이 없이 먹는 것은 찐만두, 차게 식힌 국에 넣은 것은 편수라 한다. 빚는 모양도 세모 모양으로 빚은 변씨만두, 해삼 모양으로 빚은 규아상 등 실로 다양하다. 필자는 이중 간식으로 편수를, 입맛이 없을 때는 백반을 대신해 만두국을 즐겨 먹는다.

이런 애호식품에 쓰고 남은 쪼가리 단무지를 만두소로 썼다 해서 온나라가 난리였다. 이를 보도하며 언론에서 쪼가리 단무지를 처음에 ‘쓰레기’로 표현, 소비자들의 불신이 더욱 촉발된 점도 있다.

이 난리통에 쪼가리 단무지를 쓰지않은 다른 식품업체들의 만두까지 판매가 크게 줄어 또 난리다. 난리의 연속이다. 이번에 문제를 야기한 만두는 2천500억원에 이르는 전체 만두시장에서 12%에 불과한데도 전체가 모두 문제의 만두소를 쓴 것처럼 오인되고 있다. 만두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이 워낙 커 만두업계 전체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유통·식품업체가 ‘만두 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해태제과는 지난주부터 대형 할인점에서 ‘고향만두’의 제조과정을 소비자에게 직접 알리는 공개 이벤트를 열고 있다.

만두에 들어가는 국산 돼지고기, 부추, 양파 등 원재료의 신선함을 소개함은 물론 만두 빚는 과정을 소비자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대상은 대장금 야채군만두 등 8가지 자사 제품에 ‘단무지나 무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스티커 15만장을 제작, 부착했다.

이밖에 LG마트는 전국 11개 점포에서 ‘만두 1+1 증정 행사’를 열고 있다. 20일까지 풀무원 물만두(800g)를 사면 군만두(400g)를 무료로 주었고, 21~30일엔 취영루 물만두(820g)를 사면 물만두(610g) 1개를 덤으로 얹어 준다. 이번 사건과 무관한 업체들이 나서 자사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홍보를 하는 것은 그 만큼 사태가 절박하기 때문이다.

이번 만두소 사건의 책임은 어디에 있나. 이 지경에 이르도록 아무런 사전조치가 없었다는 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정부가 책임을 다했다면 소비자들이 문제의 만두소를 먹을 리는 물론, 공급자가 자살하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

부도덕한 업체들로 인해 본의 아니게 선량한 다른 업체들까지 덩달아 피해를 보게 되는 현실은 정말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정부는 선진외국처럼 뒷북치는 처벌보다는 식품위생에 대한 감시와 예방을 강화해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겠다. 이번 사건에 대한 책임도 정부측에서 누군가 분명히 져야 한다. 그래야만 소비자가 보호되고 선의의 피해업체도 생겨나지 않을 것이다. 만두업계를 살리기 위한 소비촉진운동에 다함께 참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