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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떻습니까 ··· (주)두산식품BG 박성흠 사장

“전통식품의 대중화와 세계화가 경영철학”

'종가집김치' 신화 이어 두부, 콩나물, 된장까지 도전


“두부 파는 재미로 삽니다”

(주)두산그룹 식품BG 박성흠 사장은 ‘요즘 어떻습니까’라는 질문에 최근 신규로 진출한 포장두부 사업 이야기부터 꺼냈다. 기존의 두부시장을 독식해온 선발 경쟁사에서 시장잠식을 막기 위해 갖은 애를 다 쓰고 있다는 말이 마치 즐거운 비명처럼 들렸다.

지난 2월 19일에 첫 출시 이후 불과 두 달 만에 하루 2만모의 두부가 팔리고 있다니 그럴 만도 하다. 잘 팔리는 매장에서는 이미 ‘두부 종가’(두산 포장두부의 브랜드)의 판매 비중이 경쟁업체와 비교할 때 2대1로 추격하고 있을 정도라고 한다.

박성흠 사장은 누가 뭐래도 자타가 인정하는 ‘종가집 김치’ 성공 신화의 주역이다. 2000년 제일제당을 떠나 두산식품BG 부사장을 맡을 때만해도 연간 매출이 200억원에 불과했는데 지난해말 기준 1천300
억원의 매출에 시장점유율 70%로 국내 김치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박성흠 사장의 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종가집 김치는 이제 세계 시장에서 제2의 성공신화를 준비하고 있다.

“다음달 중국 현지 공장이 완공되면 6월부터 1일 10톤의 김치를 생산해서 중국 내수는 물론 미국 등으로 수출을 하게 될 겁니다.”
박 사장이 목표로 하고 있는 올해 김치수출은 2천만 달러다. 작년 1천3백만 달러에 비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그런 그도 김치사업은 별로 남는 게 없는 너무나 힘든 사업이라면서 엄살 아닌 엄살을 떤다. 특히 해외시장 공략은 만만치 않다는 것이 솔직한 토로였다. 그렇다면 김치 세계화의 성공 키포인트는 뭐냐는 질문에 박 사장은 한마디로 ‘김치를 이용한 요리개발’이라고 주저 없이 말했다.

“밥을 주식으로 하는 국가나 매운 향신료를 쓰는 국가에서는 김치가 통하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에서는 부식 개념의 김치는 통할 수가 없습니다.”

김치를 원료로 해서 갖가지 요리를 개발해내는 것만이 김치를 세계적인 식품으로 만들 수 있는 길이라는 설명이다.

두산식품BG는 김치에 이어 두부, 두부에 이어 콩나물과 장류 등 신규사업 청사진도 이미 완성해놓고 있다. ‘종가집’브랜드에 어울리는 전통식품의 개발과 상품화에 전력투구하겠다는 게 박 사장의 포부다. 김치 주 원료인 배추 등 농산물 원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다 못해 아예 지난달부터 식자재 사업을 시작하기까지 했다.

불황 속에 잘 나가는 기업 두산식품BG도 그러나 골치덩어리가 하나 있다. 바로 패스트푸드 사업 ‘버거킹’이다. 최근 조류독감과 광우병 파동 등으로 패스트푸드에 대한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서바이벌 전략’을 유일한 마케팅 전략으로 세워 놓고 있다는 것이다. 106개 점포 중에서 85개는 흑자를 내고 있는 상황인데도 박 사장은 “안돼는 점포는 폐쇄하겠다”며 20여개 점포는 정리하겠다는 생각을 비쳤다.

그룹 내에서 식품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정도냐는 질문에 박 사장은 “다른 계열사에 비해 아직 매출 규모는 작지만 식품사업을 메인 축으로 삼고 있다”는 말로 대신했다.

식품사업에 대한 회사의 경영철학에 대해서는 “전통식품을 어떻게 하면 현대화해서 대중화하고 세계화 시켜나가느냐는 것”이라면서 두산의 식품사업이 단순히 돈만 벌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특별히 강조했다.

장기 불황에 따른 내수시장의 침체국면으로 위기에 처해있는 국내 식품업계에 박 사장이 던진 ‘전통식품의 대중화와 세계화’ 카드가 어떤 결과로 되돌아올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병조 편집국장/bjkim@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