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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농촌경제연구원 농정연구센터 최세균 연구위원

"소비자 중심의 판매와 수익성이 관건이다"

최세균 연구위원
농촌경제연구원
농정연구센터
한-칠레 FTA 비준안 통과를 즈음해 협상을 실질적으로 추진한 숨은 공로자 최세균 박사를 만나 의견을 들어 보았다. 최세균 박사는 UR, 한ㆍ중 수교, WTO 등 대외 협상에서 농업 분야를 담당했고 지금은 한-일 FTA를 추진하고 있다.

한-칠레 간 FTA가 농업에 미치는 영향은

- 부정적인 것이 확실하다. 80년대 말 한ㆍ미간 통상 협상으로 시작한 시장개방조치가 90년대 초 농산물 개방 압력, 95년 UR 시장개방의 과정을 거쳐 FTA로 또 하나의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기본적으로 일본과의 FTA를 제외한 거의 모든 FTA는 국내 농업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농지의 규모나 상품성 등 모든 면에서 국내 농업의 가격경쟁력이 외국에 비해 낮은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정부 농업정책의 문제는 없었나

- 농업 투자에 있어서 공공시설(기반시설, 도로, 유통시설, 농로 등)에 대한 투자보다 개인에 대한 보조금 지원이 많았다는 것이다. 경쟁력 없는 농민에 대해 밑 빠진 독에 물붓기식물붓기식 지원을 거듭한 것이 현재의 경쟁력과 자립성이 낮은 농촌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농민들은 타성에 젖어있고 정부 및 정치권은 끌려 다니기에 바쁘다.

둘째로 그동안 정부정책은 장려품목을 선택해주고 지원해 주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국내 농업은 수출 위주의 산업이 아니고 국내소비자 중심의 내수 산업인데 자꾸 세계적인 추세만 따라가려고 했다.

“농업 시장 규모 축소하겠지만 균형 찾을 것”

농업 정책의 방향성은

- 규모화와 전문화로 요약할 수 있다. 창의적이고 경쟁력 있는 농업 경영인을 만들어야 한다.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읽을 수 있는 CEO적 마인드가 필요하다. 현재 농업전문학교와 같은 전문 농업교육이 점차 확대돼야 한다.

지금은 자급자족의 시대가 아니다. 상품성이 있는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생산이 중요한 시대는 지나갔다. 소비자 중심으로 판매를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 돼야 한다. 따라서 농업도 마케팅에 비중을 둬야 한다.

이를 위해 마을 단위 조직화를 통해 공동생산, 공동판매제 등이 검토되어야 한다. 현재 농림부에서 내놓은 119조원의 지원계획도 사업성 심사를 필히 거치도록 돼 있다.

지금 우리 농업은 평균 1.4ha의 농지를 가진 소농 중심이다. 대농을 만들어야 기본적인 가격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다. 어느 정도 가격경쟁력이 있어야 품질로 경쟁할 수 있게 된다.

경영이양제 같은 제도가 활성화돼야 한다. 하지만 경쟁에서 밀린 농가에 대해 소득안정망 차원의 지원을 해야 한다. 이것은 농업이 축소 균형을 찾을때까지이다.

한국 농업의 미래는

- 수익성이 관건이다. 개방하는 것은 거스르지 못할 대세다. 결과적으로 농업 시장 규모는 축소하겠지만 나름대로의 균형을 찾아갈 것이다. 농업에 경쟁력만 생긴다면 소수겠지만 젊은 전업농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어떻게 수익성을 갖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이승현 기자/tomato@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