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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자 회장 "'직영급식 획일화' 경제민주화 역행"

정치적 공방 떠나 현장특성 고려 인프라 구축 필요

"우리사회는 어는 때부터인가 학교급식에서 직영과 위탁의 이분법적 구분과 비교, 마치 반대적 개념으로 접근해 단체급식을 이해하는 매우 불합리하고 불순한 정치적 의도와도 결부되는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한국급식협회 박홍자 회장은 30일 푸드투데이와 인터뷰를 통해 단체급식의 핵심적 문제점인 위생안전의 문제는 직영/위탁 운영형태에 문제가 아니라 식재료의 생산과 유통관리 시스템을 어떻게 안전하게 관리할 것인가에 그 본질이 있다고 설명하고 "집단급식소의 시설설비 등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고 전문 인력으로 하여금 급식을 운영하게 하는 단체급식의 전문화가 핵심요인"이라고 말했다.


단체급식은 산업체 급식을 필두로 도시의 오피스형 급식과 병원급식, 1980년대 말 학교급식의 전면 확대 실시로 그 수요는 물론 사회 전 영역으로 폭발적인 증가가 이뤄져 왔다.


일반적으로 식품위생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집단급식소는 50인 이상에게 매일같이 식사를 제공하는 것을 말하지만 그 규모는 큰 편차를 가지고 있어 소규모의 급식소를 비롯해 1000식 이상에 달하는 급식소까지를 포괄하고 있으며 병원 환자식과 같이 전문적인 형태의 급식 등 무척 다양한 운영형태를 가지고 있다.


운영형태에 있어 집단급식소 설치 운영자가 직접 급식을 운영하는 직영급식과 위탁계약에 의거해 전문적인 시스템과 인력을 가지고 급식을 운영하는 위탁급식형태로 구분할 수 있다.

 

CJ프레시웨이 '학교급식 파동' 직영전환 불씨


지난 2006년 CJ푸드시스템(현 CJ프레시웨이)이 운영하던 수도권 학교에서 대규모로 터진 식중독 사고는 우리 사회에 학교급식의 안전성 문제를 부각시키며 위탁급식을 직영으로 전환시키는 불씨가 됐다.


모든 학교의 급식을 위탁에서 직영으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개정 '학교급식법'이 3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10년 1월부터 전국의 모든 초.중.고등학교는 학교급식을 직영으로 전환했다.


박 회장은 "단체급식에 있어서 직영과 위탁은 운영 형태의 차이일 뿐 본질적 요소는 집단급식소를 운영하는 운영주체의 측면에서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다"며 "집단급식소의 설치운영자가 급식에 필요한 시설.설비 등을 갖추고 인력을 고용하고 급식에 필요한 식재료를 구매해 급식을 제공하던가 아니면 일정한 영역의 업무를 위탁급식 전문업체에 수행케하는 운영 형태의 차이에 불과한 것"이라며 직영/위탁을 논하는 것은 경제민주화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통적 식중독 균과 다른 노로바이러스 창궐


그는 "2000년대 중반 이후 단체급식의 문제점은 식중독 발생의 확대에 따른 위생안전의 문제로 대표돼 왔지만 노로바이러스의 창궐에 따른 식중독 사고는 전통적 식중독 균과는 전혀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어 물에 의한 오염은 물론 공기 중 사람간 접촉으로도 전파되는 등 속도가 빠르며 음식물이 쉽게 상하는 여름철뿐만 아니라 겨울에도 식중독 사고가 빈발하는 새로운 국면이 연출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박 회장은 식재료 관리 단계에 있어 얼마나 철저한 관리가 이뤄지냐에 따라 노로바이러스 등의 위해요소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단체급식의 특성상 필요한 시설.설비 관리 시스템을 잘 갖춰야하며 전문 인력에 의한 운영 체계 등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급식 단가 상승,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 식중독 사고와 날로 지능화 되는 식자재 납품비리 등 우리사회가 겪고 있는 단체급식의 문제들은 이전 과정에서 우리가 범했던 과오의 연장선에 있다고 지적했다.


현장의 수요에 근거한 변화가 아닌 대통령의 공약사항으로 현장의 준비정도와 무관하게 일사천리 방식으로 도입돼 온 학교급식은 도입과 정착, 발전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겪어야할 핵심 사안들이 무시되고 잊혀져 버렸다는 것이다.

 

문제 해답은 '현장'···GAP 우수농산물 공급·관리체계 일원화·현장 특성 고려 인프라


박회장은 "단체급식은 일반적인 개념의 식사의 제공이 아니라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시스템의 운영과 삭자재의 생산.유통.관리 등 그 사회의 인프라에 기초할 수밖에 없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하고 "단체급식의 문제점의 해답은 현장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교급식이 직영급식으로 획일화되고 정치영역과 밀접하게 연결돼 정치적 이해에 따라 좌우되면 될수록 문제는 해결이 아닌 또 다른 문제점의 시작과 왜곡에 따른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은 앞선 선진국의 단체급식 발전과정에서 익히 검증된 바 있으며 가깝게는 일본의 학교급식 변화의 과정에서 명확히 드러난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아이들에게 친환경·유기농이 좋다니까 일단 먹여야한다" "정치적 욕심에 상호 경쟁과 현장의 조건은 무시하고 시행하고 보자"는 식의 접근은 우리 사회 시스템의 업그레이드를 더디게 하고 전문화를 턱없이 멀게 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박 회장은 "정부는 단체급식의 특성을 좀 더 면밀히 검토하고 우리사회 먹을거리에 대한 총체적 관리와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는데 주력해야 한다"면서 "단체급식 특성에 최적화된 GAP 우수농산물을 생산·유통·관리·공급하고 단체급식과 관련한 법령 및 행정업무 관리체계를 일원화하며 현장의 특성에 적합한 단체급식 인프라를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직영과 위탁이 상호 경쟁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의 발전하기 위해서는 학교급식 직영획일화, 병원급식 직영인센티브 등 운영형태에 따른 차별을 없애고 집단급식소 설치운영자가 현장에 맞는 급식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제 단체급식 문제는 식중독 발생의 책임성을 두고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정치적 공방과 이해를 떠나 한 단계 진일보된 시각의 본질적 접근을 요구하고 있으며 그 해결 또한 TOP DOWN방식의 정치적 접근과 해결이 아닌 시스템과 인프라 현장의 변화에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