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여름배추 재배면적 93% 감소, 사과·포도는 재배지 사라진다.”
기후변화로 주요 농산물의 생육지도가 급격히 바뀌는 가운데, 조승환 의원이 “농업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며 권역별 작목 전환 전략 수립을 정부에 요구했다.
17일 전북 전주시 농촌진흥청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어기구)의 농촌진흥청·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조승환 의원은 “최근 10년간 여름철 강우량이 최대 2.6배 증가했고, 폭우가 농산물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단편적 스마트팜·품종개발 수준을 넘어 재배지 이동을 전제로 한 구조적 전환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질의했다.
조 의원은 기상·가격 상관분석 결과를 근거로 “여름철 호우에 가격 영향이 큰 품목이 애호박·복숭아·배추 등 9개로 나타났다”며, 온실가스 경로(SSP1~SSP5)별 작물 적지 변화 전망을 제시했다. “2050년 이후 사과·복숭아·포도 등 주요 과수 재배지가 급감하고, 여름배추·고추·인삼·당귀 등은 국내 재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여름배추는 2040년에 재배면적이 3,092ha→256ha로 93% 감소할 것이란 추정치를 제시하며 “시장도 자연도 ‘기대치’로는 이길 수 없다. 품목 전환·권역별 전략작목 육성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은 “작목 전환과 기후적응형 품종 개발을 병행 중”이라며 “대구 등 일부 지역에선 기존 품종으로는 재배가 어려워 기후 대응 품종을 개발·보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 의원이 “품종개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토양·기후·재배기술·유통망까지 동시에 바뀌는 대규모 전환이며, 재정지원·보험제도·유통망 조정대책이 함께 가야 한다”고 재차 주문하자, 이 청장은 “동의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지속 협의해 종합그림을 그리겠다”고 답했다.
조 의원은 “여름철 호우로 인한 피해면적이 7년 만에 72배 증가했다. 이미 늦었다고 볼 수 있다”며 “정부는 권역별 작목 배치·전환 계획, 농가 소득 보전, 안정적 과채류 공급까지 아우르는 국가 차원의 전환 전략을 조속히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