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TV] 하수에서 잡힌 마약 흔적…식약처, 200종 실시간 감시 돌입

  • 등록 2025.06.12 09:4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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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암페타민 등 주요 마약류 5년 연속 검출…사용량은 감소 추세
올해부터 ‘하수 감시망’ 확대…200여 종 분석·데이터사이언스 접목

[푸드투데이 = 황인선.노태영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는 지난 5년간(2020~2024) 전국 주요 하수처리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불법 마약류 사용 실태조사 결과를 12일 발표하고, 분석 성분을 대폭 확대하는 등 ‘하수역학 기반 감시체계’를 본격 강화한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34개 하수처리장 모두에서 불법 마약 성분이 5년 연속 검출됐다. 식약처는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우리동네 하수 감시망’ 사업을 새롭게 추진, 마약류 사용 실태를 정밀하게 추적하고 정책 대응의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다.

 

하수 속 마약 성분 5년 연속 검출…그러나 사용 추정량은 전반적 감소세

 

‘하수역학 조사’는 하수처리장에서 채취한 시료를 분석해 지역 내 마약류 사용 규모를 유추하는 방법으로, 유럽연합(EU), 호주 등에서도 사용되는 과학적 분석기법이다. 이번 조사에는 부산대학교 환경공학과 주관 연구팀이 참여했으며, 17개 시‧도별 총 34개소 하수처리장을 대상으로 5년간 동일 방식으로 실시됐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분석된 메트암페타민, 암페타민, MDMA(엑스터시), 코카인, LSD, 대마 등 6대 주요 마약류 중, 메트암페타민(필로폰)은 매년 모든 하수처리장에서 검출됐다. 사용 추정량은 2020년 일 1,000명당 24.16mg에서 2024년 9.86mg으로 59% 감소했으나, 검출 자체는 전국적으로 지속됐다.

 

MDMA는 2022년 정점(2.58mg)을 찍은 후 2년 연속 감소했고, 코카인은 2023년 급증 후 2024년 소폭 감소했다. 한편, LSD는 2020년 1회 검출 이후 사라졌고, 대마는 모든 기간 동안 불검출 수준이었다.

 

지역별 사용 추정 분석에 따르면, 인천과 경기 시화지역에서 메트암페타민 사용량이 가장 높았다. 특히 외국인 비율이 6% 이상이고 외국인 근로자 500명 이상 거주하는 12개 지역은 전국 평균 대비 141% 수준의 사용 추정치를 기록했다.

 

이는 실제로 외국인 마약사범 수가 증가하는 경향과 일치한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외국인 마약사범 수는 ▲2022년 2,573명 ▲2023년 3,151명 ▲2024년 3,232명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2025년 ‘우리동네 하수 감시망’ 확대…분석 성분 200여 종

 

식약처는 올해부터 기존 조사 방식에서 발전한 ‘우리동네 하수 감시망’ 사업을 추진한다.

 

우선 분석대상 성분을 2024년 불법 마약류 15종에서 의료용 및 신종 마약류를 포함한 200여 종으로 대폭 확대하고,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유입 여부 ▲사용 추세 변화 분석 ▲임시마약류로 지정되지 않은 물질에 대한 신속한 조치 등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채수 지점도 늘어난다. 유동 인구가 많은 도시는 배수 분구 중 10개 이상 지점에서 추가 채수할 방침이다. 마약 성분이 검출되는 경우 관련 건물 정화조 등에서 추가로 채수해 추적성을 높일 예정이다.

 

아울러 마약류 중독자가 방문하는 의료기관과 연계해 코호트 연구를 진행한다. 의료용 마약류의 인체시료 분석 결과와 하수역학 분석 결과를 비교·분석하여 불법 마약류 사용량의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한편 중독자의 불법 마약류 사용을 감소시키는 방안도 모색한다.

여기에 데이터사이언스를 접목한 사회인구학적 분석도 함께 실시된다. 거주인구, 유동인구, 건물 정보, 범죄율, 소득 및 교육 수준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데이터를 하수역학 결과와 통합 분석해 마약류 사용지역의 특성과 분포를 모델링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유흥시설이 밀집한 A지역에서 주말 저녁 시간대 유입 인구가 급증한 경우, 해당 시기에 하수에서 검출된 마약 성분이 지역 주민이 아닌 외부 유입 인구에 의한 것일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한 정밀 분석이 가능해진다. 외국인 밀집도가 높은 B지역에서 코카인 사용량이 유독 높게 나타났다면, 해당 지역의 단기 체류 외국인 인구가 사용 확산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통계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

 

식약처는 조사 결과를 대검찰청, 경찰청, 지자체 등과 공유하고, 고위험 지역에 대한 맞춤형 교육과 단속 정책으로 연결할 예정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하수역학 조사가 마약류 사용 실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중요한 과학적 근거이므로, 작년 조사결과와 올해 강화되는 조사를 통해 마약류 불법 사용을 추적하고 관계 기관과 협력을 통해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드투데이 황인선.노태영 기자 001@foodtoday.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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