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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안 굴 가격 고공행진..이상 한파 덕

예년보다 혹독한 추위가 이어지면서 많은 어민들이 힘든 겨울을 나고 있지만, 남해안 굴 양식어민들은 굴 가격이 높게 형성돼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4일 통영 굴수협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서 남해안 생굴은 10㎏당 8만원 가량에 거래되고 있으며 품질에 따라서는 10만원을 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보통 생굴 가격은 10월 초매식을 이후 서서히 오르다 수도권 김장철을 전후해 급등한 뒤 이듬해 1월 중순께부터 내림세를 타지만, 올해는 좀처럼 가격이 내리지 않고 평소보다 2만~3만원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수협 측은 "예년보다 추위가 오래 이어진 것이 가격 상승에 큰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 많다"고 전했다.

수협 관계자는 "굴의 경쟁음식인 바지락 등의 경우 바다 안에서 직접 캐와야 하기 때문에 추위가 심할 때에는 많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굴의 경우 미리 따온 후 실내 공장에서 까서 공급하기에 추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상대적으로 소비자들에게 굴의 인기가 올라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굴은 이제까지 '대표적인 겨울 보양식'이라는 이미지를 굳혔기 때문에, 추위가 심한 이번 겨울 굴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등으로 육식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진 것도 남해안 대표 수산물인 굴의 선전 이유"라고 덧붙였다.

한편 2009년 가을부터 2010년 봄까지 역대 최고액인 약 836억5000만원의 굴 판매액을 기록하는 등 지난해 풍년을 보낸 남해안 굴 양식어민들은 올해도 '굴 대풍'이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수협 측은 "굴 가격도 좋고 특별한 재해도 없어 올해 굴 위판액이 지난해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며 "남은 굴 채취기간에도 품질 좋은 굴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