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세 번째로 규모가 큰 시카고 교육청(CPS)이 무상 아침급식 대상을 관할구역 내 모든 공립학교로 확대하면서 찬반 논란이 일고있다.
27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3년 전부터 미 연방정부의 아침급식 지원프로그램(Breakfast in the Classroom)을 통해 산하 199개 공립학교에서 무상 아침급식을 해온 CPS 당국은 다음 달부터 299개 초등학교를 무료 아침급식 대상에 추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시카고의 모든 공립학교는 1교시 시작 10-15분 동안 아침급식 시간을 갖게 된다.
아침급식은 씨리얼과 저지방 우유, 계란, 과일, 쥬스 등 간단한 메뉴로 준비되며 학생들은 각 교실 앞에 놓인 아이스박스에서 원하는 음식을 골라 각자 책상에 앉아 먹을 수 있다.
시카고 공립학교 대다수는 학생의 80%가 무상급식 혹은 급식비 할인 대상자다.
전날 이를 승인한 메리 리처드슨-로리 시카고 교육위원장은 "CPS 역사상 최초로 41만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모두 아침식사를 할 수 있게 됐다"면서 "학생들은 영양 섭취 면에서 뿐만 아니라 정서적, 사회적으로도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 학교 교장과 교사들은 "아침을 챙겨 먹은 학생의 학습 의욕과 효과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훨씬 더 높다"면서 이를 환영했다.
그러나 무료 급식 대상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의 학부모들은 "집에서 아침을 먹고 등교하는 학생은 수업시간만 축내는 셈"이라며 이에 반대하고 있다.
시카고 트리뷴은 전날 이 소식이 발표된 후 이틀도 안 돼 21개 학교에서 1100명의 학부모가 아침급식 반대 청원서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매일 아침 10-15분을 급식에 빼앗기는 것은 연간 수업일수 10일을 놓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그렇지 않아도 전국에서 수업일수가 가장 적은 학군 가운데 하나인 시카고에서 이를 혜택이라고 보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무상급식 혹은 급식비 할인 혜택을 받는 학생이 25%에 불과한 한 초등학교의 학부모들은 "아침급식이 필요한 학교에 제공되는 것은 전적으로 지지하지만 굳이 필요없는 학교들은 이 프로그램에서 제외해달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CPS는 "학생이 개별적으로 아침급식을 거르는 것은 허용되지만 학교 전체가 아침급식 프로그램에서 예외 대상이 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카고 폭스뉴스는 CPS는 이 프로그램의 운영을 위해 연간 4100만달러(약 51억원)를 추가 지출하게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