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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이 고향사랑을 바탕으로 쓴 ‘막걸리 이야기’



올해는 막걸리 전성시대였다. 지나온 시간 속에 쓸쓸히 버려져 있던 막걸리가 술 담론의 중심에 섰다. 한 해가 가는 길목에서도 막걸리가 강세다. 그러나 우리는 그 흔한 막걸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 나라에는 군침 도는 막걸리의 종류가 몇 가지나 있는 것일까?

정치권에도 막걸리 열풍이 불고 있다. 지금까지 맥주에 소주 혹은 양주를 섞어 만든 폭탄주가 대세였지만, 최근 막걸리 인기를 타고 정치인들 중에도 막걸리를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어떤 이는 막걸리를 주제로 책까지 냈다. 한나라당 황영철 의원(강원 홍천?횡성)이 그 주인공이다.

책을 읽고 있으면 막걸리 신맛 생각에 입에 침이 고이고, 침이 꼴깍꼴깍 넘어간다. 이쯤 되면 책 한 권 들고 전국의 막걸리를 찾아 떠나고 싶어진다. 우선 현직 국회의원이 술꾼일지도 모른다는 오해(?)도 감수하면서까지 책을 낸 이유가 궁금해 진다.

“막걸리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막걸리의 역사와 변천, 막걸리를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 나아가 막걸리의 고급화와 산업화에 대한 나름의 지적들이 막걸리 관련 종사자 뿐 아니라 이 책을 읽는 여러분들에게 막걸리의 진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이야기는 조금 더 진지해 진다. 강원도 홍천?횡성이 지역구인 그가 농민을 위해 일하겠다며 국회에 들어와 선택한 상임위가 농림수산시품위원회였고, 그후 2년 반 동안 의정 활동을 하면서 주목한 게 막걸리였다. 이 때문에 막걸리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그에게는 필요했다.

“발길이 닿는 곳마다 사연이 없는 곳이 없었습니다. 찾아가는 곳마다 반겨주셨고 가슴 속에 꾹꾹 눌러두었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주셨습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일까. 그곳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직접 맛보고 느낀 막걸리 이야기를 통해 걸쭉한 막걸리 한 사발과 사람 냄새나는 대폿집의 사연, 묵묵히 막걸리를 빚어온 사람들의 이야기 등 우리가 모르고 지낸 막걸리의 숨은 이야기가.

“제 가슴 속에는 또 다른 이야기가 담겼습니다. 막걸리의 험난한 역사만큼이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우리 술 막걸리를 지켜오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들을 펼쳐 나가야 겠다는 생각들을 가슴 한 켠에 새기는 기회가 됐습니다.”

그가 풀어놓을 막걸리에 대한 정책들이 궁금해서 였을까. 23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는 한나라당은 물론 민주당과 선진당 의원 등 100여명의 현역 의원들이 찾아와 황 의원의 책 출간을 축하했다.

이 가운데 박근혜 대표가 한 시간 가량 황의원 옆에서 자리를 지켜 눈길을 끌었고, 후원회장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은 선거 지지유세를 방불케하는 덕담을 쏟아내 큰 호응을 얻었다.

이 자리에서도 황 의원은 “막걸리의 세계화와 명품화를 위한 분위기는 마련되었습니다. 이제 업계와 정부의 노력으로 이 불씨를 크게 살려주는 일만 남았다” ‘막걸리 사랑’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