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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청원 절임배추농가 "우린 작년값에 팔아요"

"우리가 손해를 보더라도 그동안 절임배추를 구입해 준 소비자들에게 '금(金)추'를 공급할 수는 없죠."

최근 배추값 폭등이 사회문제화되는 가운데 충북지역 절임배추 농가들이 소비자와 신뢰를 쌓기 위해 '헐값' 수준에서 절임배추를 판매해 소비자들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괴산 절임배추 생산자협의회는 최근 회의를 열어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시골 절임배추'를 1상자(20㎏ 기준)당 2만5000원에 공급하기로 했다.

1상자에 8-10포기의 배추가 들어가고 소금, 인건비 등을 따지면 10만원 이상 받을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거의 '땡처리'에 가까운 가격이다.

이처럼 낮게 가격을 결정한 것은 그동안 거래했던 소비자들에게 배추값 폭등에 따른 부담을 떠넘기지 않아 브랜드 가치와 신뢰를 높일 기회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협의회 김갑수 회장은 "1상자당 2만원대 가격은 그동안 소비자들과 해왔던 보이지 않는 약속"이라며 "배추값이 폭등하고 생산량도 크게 줄어 불가피하게 지난해보다 1상자당 5천원을 인상하게 돼 소비자들에게 죄송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진 30일부터 소비자들의 반응이 폭발적으로 일어 괴산군청 인터넷 서버가 한때 마비되고 괴산 절임배추가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순위 상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괴산군은 밀려드는 문의전화를 감당하기 어렵자 1일 군청 홈페이지 초기화면을 절임배추 작목반과 연락처로 꾸며놓았다.

농가와 작목반 등에도 주문 예약전화가 폭주하면서 괴산 농산물을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인 '괴산장터'는 절임배추가 모두 동나 '김장용 절임배추가 모두 품절됐음을 알려 드립니다'라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청원군 미원면의 '청원생명 절임배추 작목반' 농가들도 절임배추를 지난해 수준인 1상자당 2만5천원에 공급하기로 했다.

이 작목반 윤창한 대표는 "4-5년 동안 거래했던 기존 고객들에게는 지난해 가격에 공급하기로 배추생산량이 많은 농가를 중심으로 합의했다"며 "우리가 어려울 때도 이 가격에 구입했던 고객들에게 갑자기 비싼 가격에 판매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작목반이 아직 고객들에게 가격 안내문을 발송하지 않았는데도 하루에 40-50건의 예약문의가 접수될 정도로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윤 대표는 "고객들이 예약전화를 하면서 배추값이 급등했는데 낮은 가격에 공급해줘 고맙다는 인사를 해 보람이 있다"며 "배추작황이 좋지 않아 기존 고객 외에는 판매가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