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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장난엔 집행유예 보다 벌금이 효과적

외국산 축산물을 육질이 좋은 국산이라고 속여 파는 파렴치한 먹거리 사범에 대한 법원의 처벌 기류가 바뀌고 있다.

최근 청주지법에서는 농산물품질관리법 위반으로 기소된 피고인들에게 고액의 벌금을 물리는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

형법상 징역형이 벌금형보다 무거운 형벌이기는 하지만 죄질이 좋지 않은 먹거리 사범에게는 집행유예를 선고해 면죄부를 주기보다는 고액의 벌금을 물려 재산상 불이익을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일례로 청주지법의 형사3단독 하태헌 판사는 지난달 22일 네덜란드.칠레산 돼지고기를 국내산으로 속여 7000인분어치를 판 충북 청원군 오창읍의 음식점 주인 유모(54)씨에게 1000만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재범의 방지와 일반 예방의 효과를 생각할 때 집행유예보다는 고액의 벌금형이 더욱 효과적인 처벌이 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하 판사가 판결문을 통해 밝힌 양형 이유이다.

청주지법 충주지원의 이승규 판사도 지난달 3일 중국산 냉면과 전분 등을 원료로 만든 순대의 원산지를 '한국산'으로 표기해 식당과 상점에 납품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정모(55)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면서 벌금 800만원을 함께 물렸다.

또 지난 5월 25일에는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며 칠레.프랑스산 돼지고기를 국산으로 속여 판 김모(39)씨도 청주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벌금형보다 무거운 징역형 위주로 선고하면서도 집행을 유예해 피고인들을 풀어줬던 지난해와는 분위기가 다소 달라진 셈이다.

한 예로 지난해 1∼9월 미국산 돼지고기를 쓰면서 '국내 최고의 종돈회사에서 들여온 돼지고기를 쓴다'고 손님들을 속여 3만6599인분, 1억9700여만원어치를 판 청주 유명 음식점 주인 김모(44)씨가 징역 8월에 집행유예 8월을 선고받고 돌아갔다.

또 칠레산 돼지고기를 싼값에 사다가 국산 생고기라고 속여 3938인분어치를 판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의 음식점 주인 이모(46)씨도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법원 관계자는 "먹거리에는 어떠한 부정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상황에서 외국산을 국산으로 속여 파는 유해사범들은 엄한 벌을 받아야 한다"면서 "다만 죄질이 중한 경우 징역형을 선고하기도 하지만 그보다 벌금형이 효과적이라고 판단되면 고액의 벌금을 물리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