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충남 연기에서 발생한 초등생 집단 식중독 사고의 원인이 발생후 20일이 가깝도록 규명되지 않으면서 자칫 미궁에 빠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2일 현재까지 보건당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조사를 통해 확인된 사실은 학생들이 먹은 장어양념튀김에서 농약 성분인 '카보퓨란'이 1㎏당 92.7mg, 학생들의 토사물에서는 1㎏당 347mg 각각 검출됐으며 튀김을 조리한 뒤 보관중이던 폐식용유에도 같은 성분이 들어있다는 것 뿐이다.
페루산 냉동장어 공급업체에 보관돼 있던 장어 시료와 장어튀김 요리에 사용된 밀가루, 식용유 등 다른 식재료나 조리도구 등은 별다른 이상이 없었고 조리사와 영양사의 위생복, 장갑, 모자 등에 대한 정밀감식에서도 카보퓨란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결국 장어양념튀김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만 밝혀졌을 뿐 어떤 경위로 농약 성분이 첨가됐는지는 오리무중이다.
더욱이 사고 당일 재료로 쓰인 장어나 양념반죽 등은 남아있지 않아 장어 자체에 문제가 있는지, 양념을 반죽하는 과정에서 카보퓨란 성분이 들어갔는지 등은 전혀 알 수 없다.
현재 경찰은 공급업체에 남아있는 장어 240㎏ 전체에 대한 검사를 실시중인데 여기서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 이번 사고는 완전히 '미스터리'로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 식중독 증세를 보인 31명 외에 사고 당일 같은 메뉴의 급식을 받은 다른 학생들도 농약 성분에 중독됐을 가능성이 있어 정밀검사가 실시될 예정이다.
중독 가능성이 제기된 학생은 피해 학생들과 같은 학교의 23명과 인근 2개 학교 9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같은 업체에서 장어를 공급받은 다른 지역 학교에서는 문제가 없는데 왜 연기에서만 사고가 났는지 의문"이라며 "장어 자체에 문제가 있는지, 조리과정에서 고의나 실수로 농약 성분이 첨가됐는 지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충남경찰청 수사 2계와 연기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인원을 보강해 모두 20명으로 수사전담팀을 편성, 사고경위를 확인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