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를 맞아 거봉포도의 고장인 충남 천안에서 자연 에너지를 이용, 유류비를 대폭 절감한 포도재배법이 개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천안시 농업기술센터는 일정한 온도의 지하공기를 지상으로 끌어 올려 유류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인 `지중냉풍장치(地中冷風裝置)'를 개발, 성공적으로 거봉포도를 생산했다고 22일 밝혔다.
시는 지난해 말 천안시 성거읍 모전리 박용하(42)씨의 0.6ha 비닐하우스 포도밭에 `지중냉풍장치'를 설치, 운영한 결과 겨울철 난방비를 63% 절약하고 여름철 시설하우스의 온도를 외부보다 3도 안팎까지 내리면서 포도생장을 도와 생산비를 1000만원 가까이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시에서 개발한 `지중냉풍장치'의 원리는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땅속 성질을 이용하는 원리로 땅속 공기를 지상으로 뽑아내 겨울에는 난방용으로 여름에는 냉방용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천안시는 박씨의 포도밭에 폴리에틸렌(PE) 소재로 된 직경 60㎝, 길이 230m 관을 시설하우스 내 땅속 1.4m 깊이로 묻어 놓고, 관 한쪽 편에 송풍기를 설치, 일정한 온도의 지하관속 공기를 지상으로 내 보내도록 했다.
이처럼 지하에서 만들어진 일정한 온도의 공기는 직경 60㎝, 길이 70m의 비닐관을 통해 시설 하우스를 겨울에는 따뜻하게, 여름에는 시원하게 만들어 지난 겨울 유류(경유) 사용량이 종전 8000ℓ에서 5000ℓ로 감소 500만원의 기름값을 절약했다.
또한 여름철에는 냉풍바람으로 시설포도밭의 온도를 포도성장에 적합한 섭씨 20-30도로 낮춰 수확을 일주일 정도 앞당기면서도 당도를 높이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됐다.
시 관계자는 "이번 자연에너지를 활용한 재배기술이 시설포도농가의 경영비를 크게 줄이면서 고품질 포도를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며 "관내 137 시설포도 농가에 이를 점진적으로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