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간의 토론이 관심을 끄는 요즈음이다.
미국의 대선 후보 주자간의 토론회에 비해서 우리나라의 대선 후보 토론회는 여러 가지로 과열에 대비한 안전장치가 되어 있다. 따라서 재미는 덜하지만 대화의 기술 수준이 낮은 우리나라에서 더 큰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화라는 것이 매일 하는 일상적인 것이기에 대화에도 기술이 필요하고 전략이 있어야 한다고 하면 무슨 소리냐고 되 묻는 사람이 많다.
허나 많은 사람들이 대화하는 법을 제대로 모르고 있으면서도 자신은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
젊어서 친구들끼리 만날 때는 그렇게 많던 얘깃거리들이 나이가 들어 가면서 술의 힘을 빌리지 않는 한, 맨 정신으로 긴 대화를 이어나가기가 어렵게 된다. 특히, 친구 사이가 아닌 사회생활의 이웃들과 대화를 올바르게 하려면 몇 개의 원칙을 이해하여야 한다.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은 “말 막기(blocking)”를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의견이 나와 다를 때 특히 그렇다. 상대방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건 그렇지 않아요” 라든가 “그 생각은 옳지 않아요” 라고 말을 중간에 끊거나 비판하게 되면 대화가 순조로워 질 리가 없다.
그런데 그냥 놓아두면 말을 끊임없이 이어가는 사람들도 있다. 중간에 끼어들지 않고선 이쪽의 이야기를 말 할 기회가 없을 것이므로 중간에 끼어들 필요가 있다. 그럴 때는, “그 얘기는 옳아요”하고 어느 특정 부분에 대해 공감을 표시하면서 부드럽게 치고 들어가야 한다.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해주면서 발언권을 가져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발전시키기 (developing)”이다.
“우리 어디 놀라가자”하고 상대가 말했을 때 “놀러 가긴 어딜 놀러 가!”라고 한다면 대화가 계속 될 리가 없다.
“이번 휴가 때에 산으로 놀러 가자”라고 상대방이 말할 때 비록 나는 바다를 가고 싶다고 하더라도 “산이 뭐가 좋아”라고 대꾸해서는 대화가 안 된다. “산과 바다를 같이 볼 수 있는 동해안이 어떨까?”하고 계속 더 나은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정도 원칙만 지키면 대화는 무리없이 진행해 나갈 수가 있다.
그런데 모든 사람들이 이런 원칙을 지켜주지는 않는다. 때로는 공격을 받고 모욕을 받기도 하며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무례하게 말을 끊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따라서 세 번째는 침착하게 대응하여 무슨 일이 있더라도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쉽지가 않다.
우선 마음의 평정이 깨지면 말이 빨라지고 말끝을 분명히 마무리 짓지 못하게 되면서 메시지가 불분명하게 된다. 왜냐하면, 심리적으로 상대방이 다시 말을 끊을까봐 두려워 속도를 빠르게 하려하기 때문이다.
또한 반격을 서두르게 되서 대화가 잘 안되기도 한다.
이와는 반대경우로 자기가 반격하는데 서투르기 때문에 갈등을 피하려고 실실 웃으며 상대를 달래거나 비위를 맞추려고 한다.
결국 상대의 의도대도 상대방의 목적에 영합하는 결과가 되어 자신의 원래 대화의 목적에서 멀어지게 된다.
이런 결과를 피하기 위해서는 어떤 경우에도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자기만의 비결을 하나씩 가질 필요가 있다.
어떤 사람은 이럴 때 머릿속으로 좋아하는 테마음악이나 마음의 평정과 관련 있는 자기만의 “캐치프레이즈”를 떠올린다고 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대화에서 항상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려면 평소에 내가 대접받고 싶은 만큼 상대를 대접하면서 사는 것이다.
평소 예의 바른 사람에게는 무례하게 대하는 사람이 있다 해도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게임이 끝나게 된다. 주위 사람들이 손을 들어 주는 것이다.
그래도 참기 힘들면 “해피 버스데이 투유 (그래 너 잘났다)”를 속으로 말해 주면 된다. 그러면 속에서 빙그레 웃는 여유가 생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