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지방은 광주와 전주를 중심으로 음식이 발달한 고장으로서 고유한 음식을 만드는 법이 그대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지리적으로 볼 때 서해와 남해를 끼고 기름진 호남평야가 펼쳐져 있어 농산물과 해산물이 풍부하여 어느 고장보다 음식문화가 발달한 지역이다.
특히 오랜 기간을 두고 먹을 수 있는 발효식품으로 간장, 된장, 고추장, 청국장 등의 장류와 해산물을 원료로 만든 젓갈류는 이 고장이 자랑하는 향토음식이기도 하다.
향토음식은 한 고장에서 기후나 지세 등의 자연환경에 순응하면서 독특하게 발달한 음식으로 여느 고장과는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오늘날 어려운 지역경제를 살리는 견인차 역할을 하는 중요한 전통 식품산업이면서 우리 농촌의 고유한 문화를 알리는 관광산업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발효식품은 미생물이 자신의 효소로 유기물을 분해하거나 변화시켜 특유의 최종산물을 만들어 내는 식품으로서 발효에 관여하는 미생물로는 세균, 효모, 곰팡이 등의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단맛, 쓴맛, 신맛, 짠맛, 매운맛 등의 여러 가지 맛과 향을 내고 저장성을 증진시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장류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여러 나라의 가정에서 천연의 미생물을 이용하여 만들어 애용하고 있는 발효식품 중 하나로 그동안 전통적인 제조 방법에 따라 자급자족해 왔으나 식품공업이 발달하면서 공장에서 생산하는 체제로 전환되고 제조규모도 커져 상업화가 되기 시작하였다.
장류는 콩, 물, 소금 등 재료 외에도 햇빛과 미생물 같은 자연이 어우러져 맛이 결정되는 우리의 대표적인 전통식품이다.
젓갈류는 해산물을 원료로 소금을 더해서 부패를 억제하며 미생물에 의한 숙성의 과정을 거친 것으로서 숙성기간 중에 자기분해 효소와 미생물이 발효하여 특유의 감칠맛을 낸다. 작은 생선의 뼈나 새우, 갑각류의 껍질은 숙성 중에 연해져서 칼슘의 좋은 공급원이 되기도 한다. 요즈음은 보관과 이용이 쉬운 액젓형태로 멸치젓, 까나리 액젓이 생산되어 유통되고 있다.
광주식약청에서는 금번에 지역전통식품안전관리협의회의 설치를 계기로 관내에서 전통방식으로 생산되는 장류, 젓갈류의 품질향상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HACCP제도에 기초한 안전관리 매뉴얼을 제작하는 등 우수한 전통식품의 제조 공급기반을 마련하여 장류, 젓갈류 등이 이지역의 대표식품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육성 지원할 계획이다.
고추장의 경우는 관내 생산량이 전국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고 된장, 청국장, 젓갈류도 지역의 특산품으로 비교적 타 지역에 비해 많이 생산되고 있는 편이다.
관련 제조업소는 장류공장 252개소를 비롯한 총422개소가 지역 내에 분포되어 있으며 전북 순창의 경우는 고추장을 포함하여 장류 등의 전통식품 제조단지를 조성하고 콩 등의 농산물을 지역주민들과 계약재배를 통하여 농가의 소득을 올리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등 지역경제에 큰 활력소가 되고 있다.
앞으로 지역전통식품안전관리협의회 위원들의 협조를 얻어 전통식품의 유래와 제조방법을 파악하고 전통식품에 잠재된 위해요소를 찾아내어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그리고 안전성과 품질이 보증될 수 있도록 전통식품별 안전관리 매뉴얼을 개발하여 관련업소에 보급하고 종사자에 대해서도 교육훈련을 병행할 예정이다.
최근 들어 FTA체결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는 우리농촌과 농산물의 활로를 개척하기 위해서라도 전통식품의 상품성을 높이고 소비를 촉진 시킬 수 있도록 지역에서 개최되는 각종 이벤트 행사 등의 홍보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그간 식품업체에 대한 규제 일변도의 행정패턴에서 벗어나 기업이 식품안전 관리에 필요한 부문을 사전에 파악하고 이를 개선 지원하는 데 촛점을 두어 지도해 나갈 방침이다.
내륙지방에는 장류를 중심으로 하는 전통식품업소, 해안지방에서는 젓갈류를 중심으로 하는 전통식품업소의 안전관리가 될 수 있도록 전문가와 업소를 서로 연결시켜 산학 협력체제에 중점을 두어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오늘날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비만을 위시한 성인병들이 서구의 인스턴트식품으로 인한 영향이 큰 것임을 감안할 때 우리의 대표 슬로푸드인 된장, 청국장, 고추장, 김치 등은 이러한 현대병을 치유하기 위한 웰빙 식품으로서 조금도 손색이 없다.
특히 현대인의 생활 전반에 걸친 웰빙트랜드에 맞추어 건강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전통식품을 육성 지원함으로써 우리의 농촌을 살리는데 기여할 뿐 아니라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수단으로서 전통 식품산업 육성의 당위성은 더욱 크다고 하겠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지만 지역의 전통식품업소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계속 개발되어 향후 식약청이 지방경제 활성화에 더욱 이바지하고 식품업소의 안전관리에도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단초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