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부산의 한 대학에서 약초로 요리하는 약선식품의 조리법에 대한 교육과 실습을 관내 학교급식소 조리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에 초청을 받았다.
행사가 끝난 후 지리산 자락에서 캔 야생약초들을 나물로 요리한 식단으로 식사를 하였는데 약초 향기가 은은하게 풍겨 도심속에서도 마치 지리산 깊은 산골에 온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이것이 바로 웰빙식품이구나 하는 생각에 잠기면서 우리의 전통음식을 만난 기쁨을 만끽하였다.
현대의 복잡한 산업사회가 가져다주는 각종 병폐에서 벗어나 육체적·정신적 건강의 조화를 통해 보다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영위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나타난 새로운 삶의 문화 양식으로 웰빙이란 말이 널리 사용되어지고 있다.
웰빙이란 사전적 의미로는 육체적·정신적 건강의 조화를 통해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삶의 유형 또는 문화를 통틀어 일컫는 개념이다.
1980년대 중반 유럽에서 시작된 “슬로푸드(slow food)운동”, 1990년대 초반 “느리게 살자”는 기치를 내걸고 등장한 슬로비족(slow but better working people), 부르주아의 물질적 실리와 보헤미안의 정신적 풍요를 동시에 추구하는 보보스(bobos) 등도 웰빙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웰빙이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시기는 2000년 이후이며, 웰빙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육체적으로 질병이 없는 건강한 상태뿐 아니라, 직장이나 공동체에서 느끼는 소속감이나 성취감의 정도, 여가생활이나 가족간의 유대, 심리적 안정 등 다양한 요소들을 웰빙의 척도로 삼는다.
몸과 마음, 일과 휴식, 가정과 사회, 개인과 공동체 등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어 어느 한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상태가 웰빙이다. 이러한 웰빙요소 중 오늘날 무엇보다 중요시 되는 것이 있다면 식품이 아닌가 생각한다.
흔히 웰빙식품 하면 유기농식품을 비롯하여 올리브유, 허브, 김치, 청국장 등이 있으나 일일이 열거하자면 끝이 없을 정도이다.
유기농식품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재배되는 식품으로 알려지면서 단연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올리브유는 일반 식용유를 능가할 정도로 이미 우리의 식생활속에 깊숙이 파고들어와 있음을 알 수 있다.
올리브유에 풍부한 불포화지방산이 있어 혈액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역할을 하고, 또한 폴리페놀, 비타민E는 노화방지, 심장병 억제작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가격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수요량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허브라고 하면 허브차에 대한 생각이 앞서고 허브차는 원산지가 유럽이나 지중해연안의 라벤더(Lavender), 로즈 마리(Rosemary), 타임(Thyme), 오레가노(Oregano) 같은 서양 허브를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단오날에 머리감는데 쓰던 창포나 민간요법에 이용하는 쑥, 익모초, 결명자 등을 모두 허브라고 할 수 있다. 지구상에 자생하는 유익한 허브는 꿀풀과, 지치과, 국화과, 미나리과, 백합과 등 약 2500여종 이상이 있다.
청국장은 노화방지, 변비예방, 빈혈, 당뇨병예방 등에 대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많이 나오고 있고 일상적으로 먹는 청국장이외에 납두균 자체를 먹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이 웰빙식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으로 먹어오던 식품이거나 서양의 장수마을에서 오래전부터 섭취하던 식품들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식품의 제조.가공 기술 발전으로 등장한 패스트푸드 등의 가공식품보다는 전통적으로 먹어 오던 야채, 생선, 장류 등의 웰빙식단이 바쁜 생활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건강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식품이 아닌가 생각한다.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는 그간 바쁘다는 핑계로 가까이한 패스트푸드, 외식 위주의 식탁에서 벗어나 온 가족이 밥, 생선, 김치, 된장 등으로 이루어진 웰빙식품의 식단으로 바꾸어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하루라도 빨리 되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