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푸드투데이 = 황인선기자] 조선시대 임금님께 올리던 진상미(進上米)가 2025년 오늘날 카페 카운터에서 프라페와 라떼, 베이글로 재탄생했다. 한때 ‘밥상’의 중심이었던 쌀이 소비 감소 위기 속에서 프랜차이즈 메뉴로 변신하며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여주쌀 × 메가MGC커피, 찰진 밥맛이 프라페와 간편식으로
여주쌀은 ‘대왕님표’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역사적으로 진상미로 지정될 만큼 밥맛이 뛰어난 명품 쌀이다. 아밀로스 함량이 11~12%로 낮아 찰지고 쫀득하며, 단백질 함량도 6% 이하로 식은 후에도 부드러움을 유지한다. 남한강 상류의 청정 유역, 뚜렷한 일교차, 황토 토양이 어우러진 천혜의 환경에서 재배돼 ‘찰기와 윤기, 구수한 맛’을 고루 갖췄다.
메가MGC커피는 이러한 여주쌀의 특성을 살려 ‘누룽누룽 바삭 프라페’와 ‘매콤 비빔주먹빵’을 출시했다. 곡물 프라페 위에 네 번 로스팅한 여주쌀 누룽지를 얹어 바삭한 식감을 강조하고, 삼각빵 속에 여주쌀 밥과 매콤한 양념을 담아 간편식으로 변신시킨 것이다. “추억의 맛과 트렌드의 결합”이라는 평가와 함께 젊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이천쌀 × 더벤티, 임금님표 명품이 라떼·베이글로
이천쌀은 조선시대부터 임금님의 수라상에 진상되던 대표적인 명품 쌀이다. 내륙 분지 지형으로 일교차가 크고, 밥맛을 좋게 하는 무기성분이 풍부한 지하수를 농업용수로 활용한다. 또한 비옥한 사양질 토양 덕분에 품질이 우수하다. 현재도 ‘임금님표 이천쌀’이라는 브랜드로 전국적 인지도를 갖고 있으며, 아밀로스 19% 이하·단백질 6% 이하·완전미율 95% 이상이라는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한다.
더벤티는 이천쌀을 활용해 ‘이천쌀 라떼’, ‘이천쌀 아인슈페너’, ‘이천쌀 흑임자폼라떼’, ‘이천쌀 말차 쉐이키’ 등 음료 4종과 쫄깃한 ‘플레인 베이글’, 달콤한 ‘무화과 베이글’ 2종을 출시했다. 고소한 쌀 크림과 흑임자·말차의 조합은 전통 곡물을 세련된 카페 메뉴로 끌어올린 시도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1인당 쌀 소비량은 1980년대 130kg을 넘던 시절에서 최근 56kg 수준으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쌀 소비 감소는 농가와 지역 경제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 이에 지자체와 프랜차이즈 업계가 손잡고 쌀을 음료와 디저트로 재탄생시키는 실험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지자체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충우 여주시장은 “대왕님표 여주쌀을 전국에 알릴 소중한 기회”라며 “농가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고, 김경희 이천시장 역시 “임금님표 이천쌀을 활용한 메뉴가 소비 촉진과 농가 소득 증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