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경기침체에 기인한 소비위축과 광우병 소동으로 2004년 육류소비량(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이 31.3kg으로 전년도 33.3kg보다 약 6.4%감소했고, 햄 생산량도 2003년 59,255톤에서 2004년 56,138톤으로 약 5.3%감소한 것에 반해 베이컨 생산량은 오히려 2003년 1865톤에서 2004년 2065톤으로 약 10% 증가해, 대부분 육가공업체들은 웰빙 열풍으로 잠시 외면했던 육류의 소비량을 다양한 제품과 프리미엄 급 제품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많은 양과 수치는 아니지만 서서히 소비자들이 예전보다는 육류보다 프리미엄 급 햄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는 말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한 관계자는 "웰빙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와 비만자녀를 둔 신세대 주부, 그리고 일반인들까지 지방이 많은 햄보다는 저지방, 무색소를 강조한 기능성 제품을 찾고 있다"며 “올해 육류소비량이 작년 수준 또는 그 이하가 될 것으로 보여 업체들이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선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베이컨 시장은 약 200억원대로 추측되고 있는데, 2000년에 들어 매년 10%이상의 고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육가공업체들은 햄이나 소시지 대신 돼지고기 삼겹살 부위를 가공한 제품인 기능성 베이컨을 출시해 판매중이다.
농협 목우촌은 국내 최초로 된장을 첨가한 '옹기종기 베이컨'을 출시해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반응을 얻고 있다. '옹기종기 베이컨'은 된장을 담는 용기, 그리고 가족들끼리 옹기종기 모여서 먹는 모습을 상상해 만든 제품으로 기존 베이컨에 비해 맛이 담백하고 부드러우며 기름기가 적은 것이 특징이다.
목우촌 관계자는 "전분, 방부제가 없는 고급 햄으로 소비자들에게 처음 소개됐던 브랜드가 바로 농협의 목우촌"이라며 "전체적으로 목우촌이 타사제품에 비해 매출이나 판매가 뒤처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농협의 이미지가 워낙 탄탄한데다 소비자들에게 프리미엄급 이미지가 강해 앞으로 매출이나 판매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을 내놨다.
백설햄스빌의 경우 특별한 광고 없이도 베이컨 시장의 32%를 차지할 정도로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1월 베이컨 300g을 150g씩 나눔 포장으로 리뉴얼하고, 3월에는 '아침에 베이컨'을 출시하는 등 베이컨 제품을 다양화하여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가장 최근 출시한 '아침에 베이컨'은 아침 식사용으로 20대 미혼여성과 젊은 주부층을 공략하기 위해 개발된 70g의 소량 포장 제품으로 조리가 간편해 인기다.
1990년 대상농장의 전신인 미원농장에서 육가공사업을 시작할 때 출시되어 현재까지 판매되고 있는 '청정원 베이컨'은 유럽 정통식 건염법으로 5일 이상을 장기 숙성하여 훈연한 제품으로 한국인 맛에 알맞게 짜지 않고, 삼겹 특유의 감칠맛과 참나무 훈연향이 잘 어우러진 제품이다. 건염법은 원료에 소금과 향신료를 발라 4도 이하 냉장고에서 5일 이상 뒤집어 보관하면서 맛을 낸 제품으로 단시일내에 제조한 습연법과 비교해 베이컨 특유의 맛과 깊은 맛이 고스란히 담긴다.
이외에 CJ 프레시안 '어깨등심베이컨'은 얼리지 않은 생고기를 이용해 유통기한이 짧고 소량포장을 원칙으로 하는 등 고급화에 주력했으며, 롯데햄의 '롯데베이컨'은 삼겹살 부위를 장기간 염지 훈연해 맛이 깔끔하다. 또한 진주햄의 '진주베이컨골드'는 엄선한 삼겹살로 만들어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백설 햄스빌의 한 관계자는 "육가공 제품 소비가 많은 일본의 경우 이미 원물 중심의 베이컨 소비량이 무려 우리나라보다 11배나 높다"며 "우리나라도 앞으로 베이컨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소비자 니즈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며 베이컨 활용 방법 등을 지속적으로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순국 기자/hope@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