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임원 자기 이익챙기기 급급 ‘콩가루 집안’
지난해 9월 2기 박홍자 회장의 취임과 함께 의욕적으로 재출발한 한국급식관리협회가 4개월이 지나도록 구태를 벗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급식관리협회는 지난 4일 30여명의 회원이 참석한 가운데 신년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협회는 직영전환을 담고 있는 학교급식법 개정 저지와 협회 활성화 방안에 대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같은 논의는 회의때마다 나오는 ‘단골 메뉴’지만 특별한 방안이나 결론으로 내놓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
이 자리에 참석했던 급식업계 관계자는 “협회가 노력하는 것 같으나 결과물로 나오는 것이 없다”며 “눈에 보이는 것이 있어야 회원사들이 움직일 것 아니냐”며 협회 지도부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실제로 협회는 현안에 대한 대외적 대응전략은 물론이고 아직까지 올해 업무계획 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협회는 임원회의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박 회장 취임 후 임원회의가 소집된 적이 한번도 없었고 단지 현안이 있을 때마다 개별연락을 통해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
협회 회원사들은 그간 현안이 없던 것도 아니고 직영전환에 대한 얘기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협회 차원의 대응책을 강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협회가 발전하려면 회원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가능하다”며 소극적인 자세로 협회가 뭘 해주기만 바라는 회원사에 오히려 불만을 나타냈다.
협회는 또 최근 회원사간 위탁급식 계약건으로 잡음까지 발생하고 있다.
급식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에서 일선 학교에 위탁급식 계약시 1년 단위로 하도록 지침을 내린 것과 관련, 협회 차원에서 지침의 부당함에 공동 대응해 1년 단위의 계약에 대해선 응찰을 하지 말자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으나 회원사들이 이
를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례로 최근 계약기간 1년으로 나온 서울의 모 학교 위탁급식에 대해 I업체가 이미 응찰했으나, 협회 임원사인 S사, D사 등이 함께 응찰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에 대해 급식업계 관계자는 “이런 사안에 대해 계도하고 중재해야 하는 임원사들이 자기 욕심 채우기에 급급해 하고 있다”며 “협회를 정상궤도에 올리기 위해선 한두 사람의 노력으론 불가능하고 임원사들이 손해를 보더라도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그간 협회가 목소리만 무성하고 실천이 없어 대내외적인 비난을 샀던 것이 사실”이라며 “근시안적으로 보지 말고 좀더 멀리보고 힘을 모으는 것이 함께 생존할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급식관리협회가 환골탈태하지 못하고 자중지란의 ‘콩가루집안’ 꼴을 보이고 있는 것이 지도부의 리더십 부족 탓인지 회원사들의 소극적인 참여의식 탓인지는 몰라도 이런 상태로는 새해에도 협회가 달라지길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승현 기자/tomato@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