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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푸드 대표 투신자살

“불량만두 사건 정부책임 막대”


“제발 국민(소비자) 여러분께서 이제 더 이상 분노하지마시고 잘못한 사람은 벌을 내려주었으니 더 이상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요”

‘불량만두’ 제조업체로 지목됐던 만두업체 사장이 이와 같은 말을 남기고 한강에 투신했다. 13일 오후 8시50분께 만두제조 업체인 ㈜비전푸드 대표 신모씨(35)가 반포대교 남단에서 북단방향 22~23번 교각 사이 난간을 넘어 투신한 것을 차를 몰고 가던 이모씨(35)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목격자 이씨는 “차를 타고 반포대교를 건너는데 하늘색 와이셔츠에 검정색 바지차림의 남자가 한강에 몸을 던지는 모습이 보여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신고접수 즉시 구조대를 동원해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신씨를 발견하지 못하고 오후 10시30분쯤 수색작업을 일단 중단했다.

투신 지점에서는 신씨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폰 1개와 A4 용지에 적힌 유서 3장, 신발 1켤레가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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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와 함께 발견된 별도의 A4용지 1장에는 금융권과 거래업체 10여곳의 명단과 차입금 내역이 표로 기록돼 있었으며 기록된 차입금은 모두 13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유서에서 “(불량만두) 사건과 관련해 보도가 나가자 채권자들이 많이 찾아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며 “아들과 딸은 엄마(부인)에게 맡긴다”고 적혀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신씨는 투신하기 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부에 대해 “지금 같은 엄청난 사태를 불러온데는 정부의 잘못 역시 막대하다”며 “정부는 불량 무말랭이가 만두소로 유통되는 것을 막지못한 책임이 큰데도 무조건 만두공장만 잡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대기업에 대해서도 “납품업체에 OEM을 주는 조건이 단가인데,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며 “이 때문에 납품업체 중에는 단가를 맞춰 이윤을 남기기 위해 알면서도 불량재료를 쓴 곳이 있을 수 있다”고 털어놨다.

신씨는 투신 직전인 밤 8시20분쯤 자신을 인터뷰한 오마이 뉴스 기자에게 “‘불량 만두’의 누명을 벗겨달라”는 내용의 핸드폰 문자 메시지를 보내 자살 결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조사 결과 신씨가 대표로 있는 비전푸드가 작년부터 올해 2월까지 불량 만두소를 사용해 만두를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으며, 이 업체가 제조한 만두를 모두 회수해 폐기토록 했다.

이승현 기자/tomato@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