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키우기”, “나눠먹기” 엇갈린 해석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으면서 의사, 약사까지 시장에 참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건기식 시장을 둘러싼 쟁탈전이 가열될 전망이다.
대한약사회는 약국에서의 건기식 판매를 통한 약국 활성화를 위해 약사회 내에 ‘건강기능식품 평가센터’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평가센터는 식품의약품안전청 허가 기준보다 강화된 심사 기준으로 건기식 제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고 통과된 제품에 한해 약사회 공인 마크를 발부해주게 된다.
약사회는 평가센터가 운영될 경우 심사를 통과해 공인 마크를 부착한 제품만을 약국에서 판매하고,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약사로부터 섭취방법과 효능 등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안전하고 적합한 제품 선택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약사회는 현재 약대교수, 소비자단체, 개국 약사 등 전문가들로 평가위원을 구성하고, 심사 기준을 정하는 등 센터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
의사들 역시 건기식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성인병예방협회 유동준 회장과 닥터봉 성형외과 정일봉 원장, 노화방지연합회 배철영 이사장 등 의료계 인사들은 대한의학보조제학회(가칭)를 창립키로 하고 5월 27일 발기인대회를 가졌다.
학회 창립준비위는 과학적 검증없이 무분별하게 판매되고 있는 건강보조제들로 인해 피해가 늘어가고 있는 상황에 의료계, 제약업계 등의 전문가들이 모여 건강보조제를 처방하는데 있어 과학적 근거를 통한 임상지침을 마련하고자 학회를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발기인대회에서는 유동준 회장를 학회 회장 후보로, 정일봉 원장을 감사 후보로, 배철영 이사장을 학회 이사장 후보로 각각 내정했다.
창립준비위는 오는 7월 4일 창립총회 및 학술대회를 갖고 본격적으로 건기식에 대한 연구 및 평가 작업을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창립준비위 관계자는 “올해부터 건기식이 병원에서 판매될 수 있게 됐다”며 “건기식에 대해 의사들이 직접 유효성을 평가하고 판단해야 필요한 환자들에게 권할 수 있고 학회에 의해 증빙이 된 제품을 신뢰하고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학회 설립취지를 설명했다.
학회는 의사와 건기식 종사자들이 참여하는 정기학술대회를 연 2회 갖고 학술지도 발행해 건기식에 대한 양질의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건기식 업체 관계자는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한번에 평가 받는게 효율적인 방법”이라며 “건기식 시장에 영향을 행사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표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식품에 대해 의료계가 평가를 하면 소비자들 입장에선 식품을 의약품으로 호도할 소지가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건강기능식품협회 관계자는 “업체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건기식 시장 전체를 생각하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면서 산업이 커질 수 있는 가능성으로 바라본다”고 밝혔다.
이승현 기자/tomato@f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