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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 발생 9개국으로 늘어

파키스탄 등 서남아시아까지 확산
WHO “바이러스 기존 감기약에 면역가능성” 경고


인도네시아와 라오스에 이어 파키스탄에서까지 조류독감 발생이 확인되는 등 조류독감이 동남아시아에서 서남아시아까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파키스탄 보건당국은 지난해 11월 남부지방에서 최대 400만 마리의 닭이 조류독감으로 인해 사망했다고 26일 밝혔다.

서남아시아에서 조류독감 발생이 확인된 것은 파키스탄이 처음이다.

교도통신도 파키스탄 농무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남부 항구도시 카라치의 한 닭 사육농장에서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전했으나 아직 인체감염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26일 현재 베트남에서 조류독감으로 인해 6명이 숨졌고 태국에서도 1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조류독감의 인체 감염 가능성 여부에 국제 기구와 아시아 각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WHO는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사람이 복용하는 기존 감기약인 아만타딘과 리만타딘에 내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신종 치료약 개발에 최소한 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해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이에앞서 태국 보건당국은 26일 조류독감 감염자가 3명으로 늘어났으며 이 중 한명은 사망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보건부 대변인은 조류독감에 감염돼 방콕의 한 병원에 입원해 있던 6살짜리 소년이 지난 25일 밤 사망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이 소년의 정확한 사망 원인에 대한 조사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으나 의사들은 사망 원인이 조류독감이라고 못박았다.

한편 라오스에서도 닭 수천마리가 폐사했으며 원인은 조류독감으로 추정된다고 유엔 관계자가 밝혔다.

이 관계자는 “라오스 주변국들 모두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한 가운데 라오스에서 다른 질병이 발생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 라오스 정부가 조류독감 발병 사실을 즉각 인정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인도네시아 정부도 25일 수백만 마리의 닭이 조류독감에 의해 숨졌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아에 조류독감 발생지역은 동남아시아 8개국과 서남아시아의 파키스탄 등 모두 9개국으로 늘어나 조류독감 확산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라키아트 사티라타이 태국 외무장관은 28일 관련 회담을 위해 조류독감이 발생한 지역 관계 장관들을 초청했다고 밝히고 “이번 회담엣 감염 국가들을 위한 지속적인 예방 조치들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문제는 국경을 초월한 것이기 때문에 감염국이 단독으로 예방활동을 벌일 수는 없다”면서 “우리는 이번 회의에서 다른 국가들이 안심할 수 있는 동등한 기준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그동안 잠잠했던 조류독감 의심신고가 충남 천안에서 다시 접수돼 당국이 방역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조류독감의 인체 감염을 막기 위해 감기환자 등의 출입이 전면 통제될 것으로 알려져 긴장감을 더해주고 있다.

26일 충남도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천안시 풍세면 용정리 신 모씨의 산란계 농장에서 기르던 닭 2만3천여마리 가운데 3천5백여마리가 폐사해 이들 가축의 가검물을 채취, 정밀검사를 진행중이다.

김병조 기자 bjkim@fenews.co.kr